'병설' 학교내 건설 장점 불구
학생 증가땐 증축공사 힘들어
"법률 개정 서둘러야" 목소리


경기도교육청이 국공립유치원 학급 확대 목표 달성을 위해 분주하지만 학부모들의 만족을 채우지는 못하고 있다.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이전부터 국공립유치원 확대를 주장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꾸준했지만, 신규 국공립유치원 수는 2015년 20곳, 2016년 21곳, 2017년 21곳 증설에 그쳤다.

이 마저도 병설 유치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단설 유치원을 필요로 하는 학부모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3년간 병설 유치원은 총 33곳이 늘었고, 단설 유치원은 29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올해 기준 도내 국공립유치원은 총 1천179곳으로 이중 단설 유치원이 87곳이며, 나머지 1천92곳은 모두 병설 유치원이다.

병설 유치원은 토지를 구매하지 않고 학교 부지 안에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하남시 위례신도시에 있는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이 늘어나 증축을 해야 하는데, 학교 내에 있는 병설 유치원 때문에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학부모들은 단설 유치원을 선호하고 있지만, 재정적 이유로 단설 유치원 신설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교육기관 때문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시흥 배곧신도시 조성 당시 5개의 공립유치원이 들어설 예정이었는데, 시흥교육지원청은 4개의 공립유치원만 신설하고 나머지 1개 유치원 부지에 사립유치원을 유치하기 위해 사립유치원 인가 가능 취학권역(정원) 행정예고를 했다.

다행히 비싼 땅값에 사립유치원 유치는 무마됐지만, 공립유치원을 지을 수 있는 부지에 사립유치원이 들어설 뻔한 상황이 발생했다.

오산의 모 아파트의 경우에는 분양 당시 국공립유치원 부지가 예정돼 있었고 교육청 허가도 받았지만, 주변에 사립유치원이 많다는 이유로 설립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져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기도 했다.

6살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 학부모는 "몇 학급 되지 않는 병설유치원을 아무리 늘려도 무슨 도움이 되겠냐.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설유치원"이라며 "단설유치원을 만드는 데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은 알겠지만 법률 개정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성호·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