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8일 "주력산업에 첨단과학 역량이 결합하면 경북이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수 있다"며 "포스텍과 울산 유니스트의 연구역량이 포항의 철강, 구미의 전자, 대구의 의료·패션과 만나고 여기에 영천의 부품소재산업이 더해지면 탄탄한 스마트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북 포항 포스텍에서 가진 경북 경제인 간담회에서 "경북은 섬유·전자·철강 산업 등 수출 주력산업으로 대한민국 경제발전 주역이었고, 지금도 경북 기간산업은 우리 경제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최근 국제적인 치열한 경쟁과 보호무역주의로 우리 전통적 주력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려면 혁신을 통한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곳 포항 가속기연구소는 고(故) 박태준 회장님의 선구자적인 지혜와 열정이 담긴 곳으로, 철강산업을 넘어 한국경제를 이끌어 갈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는 연구 산실이 되어왔다"며 "이제 포철이 포스코로 50년 장년이 됐고 포항 가속기연구소도 어느덧 30년 청년이 됐다. 또다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때이며 가속기연구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속기는 전자·양성자처럼 전기를 띤 입자를 강한 전기장·자기장 속에서 가속해 큰 운동에너지를 발생하게 하는 장치로, 바이오·신약, 청정에너지, 차세대 반도체 제조, 신소재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연구자원으로 첨단 신산업단지를 만들고 있고, 프랑스 카다라슈에 건설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 '이터'가 대표적"이라며 "연구가 곧 산업이며 비즈니스인 시대로 가고 있다. 새로운 혁신성장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곳 방사광가속기도 많지 않은 예산·인력으로 이용자 수와 논문에서 많은 성과를 만들고 있다"며 "3세대 방사광가속기 이용자는 2015년 기준으로 미국·프랑스 등 선진국을 앞섰고,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더욱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소재 개발과 생명공학 산업을 이끌어낼 뿐 아니라 경주의 컨벤션, 관광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경북의 경제혁신 노력에 힘을 더하고, 지역기업·대학·연구기관이 협업해 4차 산업혁명 시대 산업생태계를 만들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북혁신도시와 국가산업단지를 아우르는 혁신클러스터를 지정하고 프로젝트 지원, 투자유치, 금융·재정 지원도 적극 추진하겠다"며 "신약·신소재 개발을 위한 규제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지역특구법을 토대로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규제자유특구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반도에 평화 시대가 열리면 경북은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의 거점이 될 수 있다"며 "포항 영일만항은 북쪽으로 북한 고성항·나진항, 극동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항과 자루비노항을 연결하는 북방교류협력 거점이 될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또 "2020년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가 완공되면 환동해권의 새로운 해양관광산업도 일으킬 수 있고, 동해선 철도가 이어지면 유라시아 북방교역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상천기자 juns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