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동시에 교체가 발표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우리 경제가 프레임 논쟁에 빠져 정말 해야 할 일에 대해 시간을 놓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의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는 발언은 "경제에 여야가 없는 것인데 그동안 우리가 이념논쟁이나 프레임 논쟁에 빠지면서 정말 해야 할 일에 대해 시간을 놓치는 것 아니냐 하는 차원에서 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구조개혁 입법, 규제혁신 입법 같은 것들을 해야 할 상황에 있는데 정치권의 용기 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여야정 협의체가 가동중인 만큼 경제 연정이라도 해서 우리가 갖고 있는 경제문제에 여야 간 흉금을 터놓고 토론해 갈 길을 갔으면 좋겠다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제대로 가고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 경제구조개혁, 구조혁신 등에 있어서 제도개선과 법안처리 등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런 일들은 많은 사회구성원 간에 갈등 조정과 타협, 협의가 필요한 일인데, 이는 정치의 영역"이라고 피력했다.
김 부총리는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경제수장이 바뀌는 것과 관련, "전혀 아쉽지 않다"면서도 "예산안 통과, 세법 개정을 포함한 예산 관련 부수 법안의 통과 문제는 책임지겠다. 제가 있는 동안 반드시 마무리를 잘 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와대에 섭섭한 부분은 없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동안의 소회에 대해서는 "지난 1년 5개월 동안 경제, 일자리, 민생 세 가지에 매진해왔다"면서 "사람 중심 경제의 틀을 만들기 위한 경제패러다임 전환에 나름대로의 기초를 쌓은 것, 혁신성장을 어젠다화하고 구조개혁을 위한 모멘텀을 만든 점에서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최선을 다했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공직자의 임무인 만큼 열심히 남은 일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의 러브콜 등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예산안 통과를 준비하고 생각하기에 바쁘다"면서 "러브콜이나 전화는 받아본 적 없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이날 장하성 정책실장 후임으로 지명된 김수현 정책실장은 인사차 김동연 부총리의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을 방문, 대화를 나눴다.
김 부총리는 "김 실장은 인사차 왔고, 후임자가 청문회를 하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경제 상황과 앞으로의 할 일에 대한 의견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김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후 외출신청을 하고 퇴근 시간보다 2시간여 일찍 정부서울청사를 나서 아내와 함께 경기도 광주에 있는 큰아들 덕환(당시 27세) 씨의 납골묘로 향했다.
5년여 년 전인 2013년 10월 백혈병으로 먼저 떠나보낸 큰아들이 김 부총리가 공직에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왔기에 인사를 하러 가는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