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징역형까지 선고받은 30대 운전자가 제 습관을 버리지 못한 채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뒤 단속하려던 경찰차를 들이받았다가 경찰을 다치게 해 결국 쇠고랑 신세를 또다시 지게 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오후 7시 5분께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대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단속하러 온 경찰차를 차로 들이받아 경찰을 다치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로 김모(33) 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의 카니발을 1.5㎞가량 몰다가 "직진을 제대로 못 하는 등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가 있다"는 내용의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마주쳤다.
그러자 김씨는 앞을 막아선 경찰관을 차로 칠 것처럼 위협한 뒤 경찰차의 운전석 부분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경찰 1명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게 됐다.
충돌 후 김씨는 차를 몰고 달아나다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서야 쫓아온 경찰에 검거됐다.
범행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41%로 측정됐다.
김씨는 앞서 음주운전으로 4차례 적발됐으며, 한 번은 측정을 거부했다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현재 음주와 무관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음주운전으로 단속되면 재판 중인 사건에서 중한 처벌을 받게 될까 봐 두려워서 도망친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반복적인 음주운전과 공무집행방해죄를 저지르는 등 재범 위험성이 커서 구속 수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