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협위원장' 3~4명 교체설
경쟁구도 형성 현역들도 편치 않아
지방선거 낙선 유정복 등 재기노려
무소속 박우섭·민주당 홍미영 가세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천에서도 '금배지'를 향한 물밑 싸움이 벌써 시작됐다.

지방선거 참패로 조직이 흐트러진 자유한국당은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는 당협위원장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 여세를 총선까지 이어가려는 분위기다.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는 인천시당과 지역 13개 당협위원회에 대한 당무 감사를 14일 마무리한다.

조강특위는 지난 1일부터 인천에서 각 당협위원회의 조직 관리 실태와 현역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의 평판과 지역 기여도, 주민 밀착도를 조사해왔다.

이번 조강특위 당무감사를 통해 현역 국회의원 5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8명 가운데 3~4명이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직관리가 부실했거나 오랜 기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새 인물이 필요한 곳이 교체 대상이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당협위원장 정리대상에서는 제외될 가능성이 높지만, 내후년 공천까지 100% 장담할 수는 없다. 이들이 이미 총선체제에 돌입해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는 이유이다.

안상수(중·동·강화·옹진) 의원은 한국당 비대위 체제에서 입지가 굳건하지만, 고령의 나이(72세)를 염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홍일표(미추홀갑)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더해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의혹에 휘말리는 등 곤혹스러운 날을 보내고 있다.

윤상현(미추홀을)·민경욱(연수을) 의원은 아직 '친박'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주민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정유섭(부평갑) 의원은 진보 강세 지역에서 저지선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방선거에 낙선한 정치인들은 후유증을 딛고 다가오는 총선에서 새옹지마의 행운을 얻기를 벼르고 있다.

지난 8일 미국 유학을 떠난 유정복 전 시장의 국회의원 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내년 귀국 후 어느 지역을 선택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유 전 시장의 스타일상 관망세를 유지하다가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지역구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강범석 전 서구청장, 이재호 전 연수구청장 등 지역구 내 현역 국회의원이 없는 정치인들도 재기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통해 광역·기초의회를 장악했고, 현역 국회의원 7명 외에도 원외 정치인들의 당내 입지가 워낙 탄탄하다.

연수갑과 미추홀을이 취약 지역이기는 하지만, 무소속인 박우섭 전 남구청장이 금배지 도전을 위해 민주당 입당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도 지역 행사와 모임에 꾸준히 얼굴을 비치며 원내 복귀를 노리고 있다.

이밖에 유일한 바른미래당 소속 이학재 의원은 4번째 배지를 달기 위해 청라 등 지역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정의당은 이정미 대표가 송도(연수을)에 일찌감치 둥지를 틀고 당이 목표로 하는 '제1야당' 선봉에 서고 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