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가 120억여원을 투입해 구축한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이 본격 가동된지 이틀 만에 전면 다운돼 경기·인천 등 전국 우체국의 우편접수업무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등 우편대란이 발생했다.
 
   2일 오전 11시께 우체국 중앙전산실의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 서버가 다운, 전국 우체국의 우편물 접수 업무가 중단되면서 민원인들이 2시간 이상 기다리는 등 우체국마다 혼란을 빚었다.
 
   우정사업본부는 긴급 복구반을 투입했지만 시스템의 오류를 바로잡지 못해 결국 2시간 만에 기존의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이 때문에 등기우편, 소포, 해외우편, 택배 등 전산 시스템을 거쳐야 하는 모든 우편물 접수가 2시간여 동안 마비돼 우체국을 찾은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날 다운된 시스템은 등기 등 기록 우편물의 현 위치와 배달 유무 등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우정사업본부가 지난해 1월부터 예산 120억여원을 들여 구축해 지난 1일 전격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시행 첫날부터 기본 입력항목인 발신·수신인의 이름, 주소, 우편번호 그리고 우편물의 무게 등을 입력하는데 1건당 3~5분 이상 소요되는 등 업무처리 속도에서 심각한 오류를 드러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일부 우체국에서는 밀린 우편물을 다 접수하지 못해 기존 시스템인 '신다기능시스템'을 병행해 사용하는 등 혼선이 빚어져 우편물을 보내기 위해 우체국을 찾은 대부분의 민원인들이 1시간 이상씩 기다리는 등 불편을 겪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같은 문제점이 발견됐는 데도 병행 사용하던 구시스템을 제거,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을 강행해오다 이날 오전 11시께 시스템이 전면 다운, 우편업무가 전면 마비되자 1시간 만에 다시 구시스템 체계로 전환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새로 개발된 시스템을 시행하기에 앞서 한 달 동안 시험가동까지 마쳤지만 오류발생등에 대한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졸속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편물 접수업무를 처리하는 프로그램의 데이터베이스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일시적으로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며 “프로그램의 오류를 잡을 때까지는 구 시스템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시스템은 국내 업체인 LG씨엔에스가 자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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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이란?>
 
   자신이 보낸 우편물의 현재 위치를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선진국형 시스템이다. 기존의 CS(클라이언트 서버) 방식인 '신다기능시스템'의 경우 우체국에서만 배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1월부터 서버구축에 들어가 최근 1단계인 '기본물류업무 운영시스템 구축'을 마쳤고 오는 2004년 7월까지 2단계인 '생산성 향상 전략시스템'을 완성할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측은 이 시스템 시행으로 연간 168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