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익기금을 눈 먼 돈처럼 써왔던 사실이 경인일보 보도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시화호 수질개선과 시화·반월산업단지 환경개선만을 목적으로 조성된 환경개선기금은 총액이 무려 4천471억원이다. 수자원공사가 시화호 간석지에 조성중인 시화MTV와 송산그린시티 개발이익금을 선납해 조성한 공익기금이다. 대기환경개선에 3천551억원, 수질환경개선에 920억원이 배정됐다. 50인으로 구성된 '시화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운영과 집행을 관리한다. 현재 기금 잔액은 2천500억원 가량이다.
수자원공사는 시화MTV내에 건립하는 환경에너지센터 사업비에 이 기금을 전용했다. 센터 건립비 총 1천588억원 중 착공비로만 390억원이 기금으로 충당됐다. 이 과정에서 기금관리 법적기구인 협의회의 동의는 없었다. 또한 44억원 상당의 센터 부지 소유권과 운영권을 공사가 소유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익기금을 공사의 수익사업비로 쓴 것도 문제인데 자산권까지 갖겠다는 것이다. 이런 배짱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가 안된다. 더군다나 해당 센터는 부지의 용도변경에 따른 지가상승분에 대한 관련기관 협의는 물론 시설 허가도 없이 졸속추진 중이다.
지자체들도 기금을 쏙쏙 빼먹었다. 시흥시는 2012년 시흥그린센터 조성사업비 520억원을 기금에서 지원받았다. 그런데 이중 246억원을 시설매입비로 사용해 시흥시 자산으로 만들었다. 공익기금이 순식간에 자치단체 자산으로 둔갑한 것이다. 안산시 생태하천조성사업에 지원된 30억원은 기금 사용 목적에 위배됐다는 지적이다. 경관용 생태하천조성은 수질개선과 생태계 복원과 상관없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 측도 지자체의 기금 전용을 일부 인정했다고 한다.
법적 기관인 공기업과 지자체들이 법적 절차와 용도를 어긴 채 공익기금을 전용한 것은 중대한 사안이다. 수자원공사와 시화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처럼 공익기금을 멋대로 쓰게 된 구조적 원인을 밝혀야 한다. 기금 관리 주체인 시화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의문이다. 수공이 협의회 50인 위원중 민간위원 17명을 3명으로 축소하는 기구개편을 시도하다 무산된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기금 운영 전반에 대한 관계부처의 자체감사와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 기금을 이런 식으로 방치하면 남아있는 2천500억원도 흐지부지 사라질 개연성이 높다.
['시화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환경개선기금' 관련 정정보도문]
경인일보는 2018년 11월 13일자 1면 '수공환경에너지센터 기금 전용 논란' 등 8개 기사에서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가 '시화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지속위)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환경에너지센터 건립 등 사업을 추진하고 남은 기금의 임의 사용을 위해 민간위원을 3명으로 축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확인결과 수공의 환경에너지센터 건립사업은 사업구상단계부터 지속위와의 합의에 따라 시행 중이고, 지속위의 역할이 계획단계에서 관리단계로 전환함에 따라 지속위 도시계획분과에서 전문가 및 민간위원을 17명에서 7명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심의·의결했으나 민간위원들의 임기 만료로 전체회의가 무산됐으며, 수공의 사단법인 출연금 역시 지속위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안산 YMCA는 환경개선기금의 공익감사를 요구하는데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