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61) 전 대법관이 15시간가량 검찰 조사 끝에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9일 오전 9시30분 박 전 대법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뒤 오후 11시50분께 돌려보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혐의가 30개를 넘는 데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등 수사가 이제 본격화하는 의혹도 여럿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간 '사법행정 2인자'로 꼽히는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하며 양 전 대법원장을 보좌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소송 등 재판개입 ▲ 헌법재판소 내부기밀 수집 ▲ 법관사찰 ▲ 비자금 조성 등 불법행위에 깊숙이 가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재판개입 지시 등 자신이 받는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사심 없이 일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이르면 20일부터 박 전 대법관을 다시 불러 조사하고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