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역사 기부채납' 사업자 주장
'기산일 잘못 산정' 감사원 지적도
공단 '기간 재산정' 등 안받아들여


안산역사 기부채납자와 무상사용 기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11월 21일자 1면 보도)이 국토교통부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지시·권고를 무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안산역사 기부채납 사업자인 명우건설(이하 명우)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공단)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는 지난 2012년 11월 공단에 '철도재산 관리 관련 현안사항 처리방안 알림' 공문을 보내 공단과 사용자(명우) 간의 이견으로 장기간 갈등과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제3의 국가기관(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조정 또는 권고처분에 따르라고 통보했다.

이어 민원인이 이를 수용할 경우 추가사업(사용료율 5%)을 즉각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앞선 2012년 11월 공단은 '안산역 기부채납 시설물 국유재산 무상사용허가서'를 명우에 발부하며 사용료율을 7%로 정하고, 사용 기간을 2003년 5월 9일부터 2018년 4월 23일(가동)로 명시했다.

명우는 사용료율·기간이 부당하다며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2013년 8월 명우의 임대수입 손실 부분에 대한 감정평가 결과와 실제 매출액과의 차액을 무상사용허가기간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감사원도 안산역사 기부채납 업무 등 처리 부적정을 이유로 공단에 주의요구 처분한 바 있다. 감사원 지적 사항은 부지사용료 기산일(날수 계산할 때 첫날로 잡는 날)을 잘못 산정하고, 사용료율을 13~15% 과다 산정했다는 것 등이다.

명우 관계자는 "공단이 국토부와 권익위, 감사원 감사까지 무시해 투자금을 오롯이 빼앗기고 온 집안이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다"며 "권익위 계산대로라면 최소 14년은 연장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안산역사쇼핑몰 상인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역사 임대사업자인 명우가 보증금을 빼줘야 공단과 계약할 수 있다"며 "계약 만료 몇 개월 전에 명우와 계약기간이 끝난다고 일방 통보하고 이제 와서 공단과 수의계약을 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공단은 국토부 지시는 민원처리 방안에 대한 의견일 뿐이며, 권익위 권고사항은 구속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이 권익위 권고사항 및 국토부 지시사항을 따르겠다고 공적으로 견해를 표명한 사실이 없다"며 "상업시설 내 63개 점포 중 34개 점포는 사용허가 신청을 해 합법적으로 국유재산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래·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