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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에서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왼쪽부터), 김지형 조정위원장, 반올림 황상기 대표가 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반올림'이 삼성전자 외 다른 전자계열사들도 직업병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재 판정 이행 합의 협약식'에서 "직업병 피해는 삼성전자 반도체·LCD 부문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SDI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유해 물질을 사용하다가 병든 노동자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피해자들이 있다"면서 "삼성은 이 모든 직업병 노동자들을 위한 폭넓은 보상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또 "(이날 중재안과 관련) 사외협력업체 소속이라서 혹은 보상 대상 질환이 아니라서 보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특히 "삼성은 국내와 해외에서 노동조합을 탄압해 왔다"고 비판한 뒤 "이제라도 사과하고, 노동조합을 할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와 근로복지공단에 대해서도 산재 노동자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면서 산재보험제도 개혁, 직업병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강화 등을 건의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07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급성 백혈병으로 숨져 '반도체 백혈병' 분쟁의 계기를 제공했던 근로자 황유미 씨의 부친이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