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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7월 11일 질주하다가 택시와 충돌 후 파손된 BMW 모습. /연합뉴스

김해공항 청사 도로에서 제한속도 3배가 넘는 속도로 달리다 택시기사를 치어 중상을 입힌 BMW 운전자에게 법원이 금고 2년을 선고한 것을 두고 네티즌들이 "처벌이 가볍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판결문을 보면 가해자 정모(34)씨에게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3조 1항이 적용됐다.

해당 조항은 운전자가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숨지게 하면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징역형과 달리 강제노역은 하지 않는 형벌이다.

이 경우 법률에서 형벌 종류를 '금고'로 한정하고 있기에 판사는 법률과 달리 다른 형벌은 내리지 못한다.

재판부는 형량을 정할 때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정한 권고형량 기준을 참고한다.

권고 기준을 보면 교통사고 치상의 경우 금고 '4개월∼1년'이고 감경 사유가 있을 때는 8개월 이하로, 가중 사유가 있을 때는 8개월에서 2년이다.

교통사고로 사람을 숨지게 했을 경우는 가중 사유 기준 1∼3년 사이 양형을 권고하고 있다.

이런 기준도 개별 사건에 '특별감경인자'나 '특별가중인자'가 있으면 판사가 권고 기준보다 형을 더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이 사건의 경우 특별감경인자는 정씨가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는 것이고 특별가중인자는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었다는 것, 난폭운전으로 위법성이 중하는 점 2가지다.

특별감경인자보다 특별가중인자가 2개 이상 많으면 권고 기준 형량 범위보다 최대 2분의 1의 형량을 더 해 처벌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해당 재판부는 정씨가 이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결국 양형 권고 기준 중 8개월∼2년 사이에서 형량을 고민하다가 해당 권고 기준 내에서는 최고형인 2년을 선고한 것으로 판단된다.

네티즌들은 이런 양형기준이 국민의 법 감정에 비쳐 현저히 낮다며 반발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살인행위에 가까운 범죄에 고작 금고 2년이라니 황당하다"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정씨는 지난 7월 10일 오후 12시 50분께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국제선청사 진입도로에서 BMW를 과속으로 몰다가 택시기사 김모(48)씨를 치어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도로 제한속도인 40km의 3배가 넘는 최대 시속 131km로 달리다가 사고를 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