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
선거법 위반혐의로 2심(항소심) 선고를 앞둔 경기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오는 11일 서울고법에서 선고를 받게될 경기·인천지역 국회의원은 민주당 박용호(인천 서·강화을) 이희규(이천) 문희상(의정부), 한나라당 유성근(하남) 심재철(안양동안) 김부겸(군포) 남경필(수원팔달), 안영근(인천남구을)의원 등 8명이다.
이들중 남경필 의원과 안영근 의원은 각각 1심에서 벌금 70만원과 80만원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 통상적으로 2심에서 선고형량이 높아지는 전례가 없기 때문에 다소 여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8명중 6명은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도 상당수 당선무효형이 예상돼 중앙정치권은 물론이거니와 지역정치권에도 태풍과 같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담당 재판부는 선거사건을 전담하는 서울고법 형사 10부(재판장·강병섭)는 지난 '10·25'보궐선거를 만들어낸 장본인.
형사 10부는 서울구로을(장영신)과 강릉(최돈웅)선거구 당선자의 의원직을 상실시켜 선거재판의 공정성을 과시한 전례도 있어 해당 의원들을 더욱 가슴졸이게 하고 있다.
이로인해 해당 의원들은 오금을 펴지 못한 채 나름대로 최대한의 각종 자료를 제시하며 결백을 주장했고 비관도 낙관도 할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이희규 의원측은 “나름대로 결백을 주장하며 각종 자료를 최대한 마련했다”며 “재판부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성근·심재철·김부겸 의원측은 “각종 선거법위반 판례까지 준비했다”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며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저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총선에서 이들에게 고배를 마셨던 인사들은 내심 현재의 형량대로 선고가 이뤄지길 고대하고 있다. 남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으로 이어져 재선거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구당에서는 벌써부터 재선거를 겨냥해 지역구를 관리하면서 명예회복을 노리며 선고형량을 지켜보고 있다.
선거법상 국회의원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선거법 위반사건으로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거나 본인이 100만원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잃게된다.
이들이 이번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을 경우 의원직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 상고심이 남아 있지만 상고심의 경우 형량은 심리하지 않고 재판부의 법적용이나 증거판단의 잘못여부 등 법리적인 문제만을 다루기 때문에 항소심 판결이 바뀔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