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안정을 위해 도입된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가 유류세 인하와 국제 유가 하락에도 여전히 비싼 가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정부는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의 납품업체를 바꾸는 강수를 내놨다.

27일 조달청의 나라장터와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에 따르면 경기도 내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천550원으로 일반 주유소 1천519원보다 31원 비싸다.

도내 주유소 총 2천383곳 중 397곳이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인 것을 고려하면 100곳 중 16곳이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보다 최대 300원 가량(광명 기준 평균 휘발유 가격 1천512원,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 1천836원) 비싸게 팔고 있는 것.

31개 시군 중 용인·평택·시흥·김포 등 16개 시·군에서 가장 비싼 곳도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다. 용인과 시흥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각각 1천536원, 1천514원인데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는 가장 비싼 1천799원, 1천779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5년 12월 공공기관 지정 주유소 납품업체로 SK네트웍스가 선정된 뒤 유류를 비싸게 판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6월 해당 주유소들이 공공기관에 적용하는 5.74%의 할인율을 만회하기 위해 유류값을 높게 설정하면서 일반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조달청은 납품업체를 내년 2월 SK네트웍스에서 GS칼텍스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후에도 시중보다 5% 이상 비싸게 팔 경우 공급 주유소 지정을 취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조달청 관계자는 "앞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감시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