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율주행차 투자 확대 방침
쉐보레 등 승용차 생산 중단키로
美·加 등 5곳 1만4천명 감원 계획
한국지엠 '내연기관車' 여파 우려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와 자율주행 자동차 투자 강화를 목적으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 5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내연기관 차량만 생산하는 한국지엠에 구조조정의 여파가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한국지엠과 외신 등에 따르면 GM은 내년 말부터 미국 디트로이트와 오하이오, 캐나다 온타리오 등지에 있는 공장에 대해 구조조정을 진행해 최대 1만4천여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이번에 지목된 사업장은 공장이 폐쇄될 수 있고, 다른 차종을 생산하게 될 수도 있다. 5개 사업장 외 해외 공장 2곳에 대해서도 추가로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GM은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에 대한 투자 확대를 위해 이번 구조조정을 결정하면서 승용차 모델인 쉐보레 크루즈, 캐딜락 CTS, 뷰익 라크로스 등은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GM의 구조조정 방침을 한국지엠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지엠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3천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 중 전기차를 담당하는 인력은 70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연구개발·생산부문 등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그동안 노조는 지속적으로 전기차 물량 배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내연기관 자동차만 생산하고 있는 한국지엠이 올해 초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추가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지엠이 연구·개발 법인을 신설하면서 기존 법인을 분리한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수순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법인분리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GM은 창원이나 부평공장의 생산라인을 줄이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도 있고, 적자가 커질 경우 다시 공장 폐쇄 카드를 들고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새로 설립하는 연구·개발 법인도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한국은 산업은행과의 협약을 통해 회생계획을 마련했기 때문에 GM이 언급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SUV와 픽업트럭 차량의 생산은 유지키로 했고 한국지엠은 향후 SUV 차량을 개발·생산하기로 정부와 협약이 돼 있다. 정상화를 위한 계획은 차질없이 이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