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건설기계 가해차 사고 768건
'제동장치 점검미비' 주원인 꼽혀
공업사·차검사소, 서로 책임 전가
27일 2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분당~내곡 고속화도로에서 발생한 레미콘(콘크리트 믹서) 트럭 8중 추돌 사고는 예견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16분께 성남 수정구 분당~내곡 고속화도로 성남방면 시흥지하차도 진출로 지점에서 A(52)씨가 몰던 레미콘 트럭이 2~3차로에 있던 벤츠와 그랜저 등 차량 4대를 잇따라 추돌하면서 시작됐다.
레미콘 트럭은 멈추지 않고 진출로에 정차해 있던 SM7 승용차 등 차량 3대를 더 들이받은 뒤에야 섰다.
도로교통공단 등에 따르면 레미콘 트럭 등 건설기계 가해 차량 교통사고는 지난해 전국에서 2천479건이 발생해 이중 96명이 숨지고 1천40명이 중상을 당하는 등 3천740명이 다쳤다.
경기도에서 발생한 건설기계 교통사고는 총 768건으로 이중 17명이 숨지고 1천195명이 다쳐 전국 사고 건수의 30.9%를 차지했다.
레미콘 트럭 기사들은 제동장치 점검 미비를 사고 원인으로 꼽는다. 레미콘 트럭은 1년에 한 번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공업사와 자동차검사소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안양지역의 한 레미콘 트럭 기사는 "공업사에서 예비검차(정기검사 전)를 받을 때 제동장치 점검을 하는데도 사고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점검 확인서를 발급해주지 않는다"며 "여기에다 검사소는 확인서를 끊지 않았다고 1만5천원 추가 비용을 요구해 기사들만 등 터지는 모양새로 제동장치 점검을 소홀히 하는 기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심층적인 원인 분석을 통해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남부본부 교수는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는 레미콘 트럭 등 건설기계 사고 예방을 위해선 운전자의 과로로 인한 전방주시 태만이나 안전불이행 등 피상적인 사고 원인분석에서 벗어나 운전자의 질병적인 관점은 물론, 차량 결함 등 심층적인 원인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규식·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