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주택의 양도세 감면지역에서 수도권을 제외시키는 '역차별' 정책을 담고 있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번안 추진이 재정경제부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처리과정에 급제동이 걸렸다.

   특히 한나라당 김황식(하남) 의원 등 경인권 의원 36명이 국회 재경위에 제출한 조세특례제한법 중 개정법률안에 대한 번안(이하 번안)이 12일 재경위에 상정될 계획이었으나 법사위에 계류중인 원안이 환송되지 않아 심의가 무기한 보류됐으며, 번안 심의의 가결을 위해서도 재경위 재적 과반수 출석의 3분의2 이상 찬성해야 되기 때문에 처리결과가 불투명하게 됐다.

   12일 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일부 지역에서 제기하고 있는 농어촌 양도세 감면 조치에 수도권 지역을 포함시킬 경우 부동산 값이 폭등, 부작용이 초래된다”며 “수도권 지역은 감면대상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어 “양도세 감면을 하지 않아도 다른 농촌에 비해 부동산 값이 2배 이상 상승하고 있는데 세금을 면해주면 부동산 투기바람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황식 의원이 전했다.

   손학규 경기지사도 이날 김 부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국회에 신청한 번안 심의에 대해 협조를 구했으나 김 부총리는 “이번 조세 감면제도가 도시 인구를 농촌으로 보내기 위한 정책인데 수도권지역을 포함 하면 지방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려 인구억제정책에 반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세특례법 개정안이 재경위에 환송, 번안과 병합·처리되더라도 타 지역 일부 의원들의 무관심으로 가결 처리가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회의 한 실무자는 “번안처리가 재경위를 통과하려면 국회법 91조에 따라 재적 과반수 출석으로 3분의2 이상 찬성이 이뤄져야 한다”며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결 처리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이규택 경기도지부장은 민주당 조성준 경기도지부장에게 협조를 요구한데 이어 대구 울산 부산 인천 등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과 별도 모임을 갖고 공동연대 분위기를 모색했다.

   이 의원은 “조만간 여야 의원 41명과 김 부총리 등 핵심 당국자를 불러 간담회를 추진할 생각”이라며 “우리당(한나라당)은 입장이 정리돼 있으나 민주당이 유보적이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