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종교단체 신도의 유골로 추정되는 사체가 발견된 암매장 지점은 안성시 금광면 현곡리 금광저수지변의 387번 지방도와 저수지 사이 숲으로 물가에서 10여m 떨어져 있다.

   낚시터와 인접해 있어 낮에는 비교적 차량 및 인근 주민들의 통행이 잦으나 밤에는 인기척이 드문 곳이다.

   14일 오후 3시15분께부터 발굴작업에 들어간 검찰과 경찰감식반 10여명이 지면으로부터 1m 가량 파내려가자 유골 일부가 드러났다.

   유골은 다리뼈에서 두개골 순으로 차례대로 발견돼 당시 범인들이 먼저 구덩이를 판 뒤 사체를 거꾸로 묻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확인된 유골은 모두 80여점이며 추가로 머리카락이 발견됐다. 감식반은 유골의 부식상태와 대부분의 뼈 조각에 주변 나무의 잔뿌리가 붙어 있는 점 등으로 미뤄 10여년전 묻힌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긴급체포된 김모(66)씨의 진술과 부합하는 것이다. 또 유골의 아래턱 어금니에서는 금니 3개가 발견됐다.

   이에따라 검찰은 김씨가 피살자로 지목한 신도 지모(90년 실종당시 35세)씨의 유가족을 상대로 지씨의 신체특성을 확인하는 한편 유골의 DNA조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김씨가 진술한 또다른 사체 유기현장은 첫번째 발굴장소에서 지방도를 가로질러 100여m 떨어진 잡목지대.

   이 곳 또한 도로에서 불과 4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데다 바로 옆으로는 1천평 남짓한 고추밭이 붙어있어 농부들의 출입이 잦은 곳이다. 검찰은 범인들이 모처에서 신도들을 살해한뒤 심야시간을 틈타 사체를 암매장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인적이 드문 외진 계곡이나 숲등을 택하지 않고 낚시터 주변에 차례로 암매장한 점에 주목, 지역적 연관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감식반은 그러나 이날 오후 4시부터 포클레인을 동원, 김씨가 지목한 지점으로부터 반경 10여m를 샅샅이 뒤졌지만 끝내 두번째 사체를 찾는데는 실패했다.

   김씨의 진술에 따르면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전모씨로 추정되는 이 신도는 지씨가 살해된지 2년후인 지난 92년 이 곳에 암매장됐다.

   검찰은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지씨를 포함해 교리에 반대하거나 교단을 비난해 살해된 신도가 모두 9명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가 암매장 현장을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진술한 안성 지역에서마저 사체발굴에 난항을 겪게되자 다소 당황스러워하는 눈치였다.

   다소 실망한 표정을 보인 검찰은 발굴범위를 확대해 재발굴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