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K리그1(1부리그)에서 살아남았다. 인천은 지난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최종전에서 승리, 리그 9위를 차지하며 자력으로 잔류를 확정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3시즌 연속 리그 최종전 승리로 잔류를 확정한 인천은 시·도민 구단 중 유일하게 강등을 경험하지 않았다. 덕분에 '생존왕'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특히 올해는 스플릿라운드 마지막 5경기에서 4연승을 거두는 뒷심을 발휘했다. 스플릿라운드 이전 33경기에서 단 6승을 올렸으며, 연승은 2연승이 최다였던 인천이 마지막 5경기에서 4연승을 내달린 것이다.

이쯤 되면 인천은 '잔류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잔류 드라마를 쓸 때마다 감독 교체가 있었다. 교체 시점을 미루기 보다는 단호하게 가져갔다. 올 시즌도 성적 부진을 겪던 이기형 전 감독의 중도 하차 후, 욘 안데르센 감독이 곧바로 지휘봉을 잡았다. 안데르센 감독 체제에서도 리그 최하위로 곤두박질치는 등 곤경에 처했지만, 점차 안정된 전력을 갖춰 나갔다. 결국 '해피 엔딩'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처럼 인천의 저력은 수년 동안 리그 막판에서야 발휘되고 있다. '왜 시즌 초부터 저력을 발휘하지 못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구단의 답변은 같았다. 시민 구단의 한계 때문에 좋은 활약을 한 선수들을 부자 구단에 보내고, 새롭게 구성한 선수들로 시즌을 시작하다 보니 시즌 초반 침체는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맞는 답변이나, 올해 상황에서는 틀렸다. 올해는 문선민과 한석종을 붙잡았으며, 베테랑 미드필더 고슬기를 영입했다. '용병 복이 없다'는 예전의 평가와 달리 올해는 무고사, 아길라르라는 걸출한 용병과 함께 시즌을 보냈다. 단순히 경험과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로 시즌을 시작해서 리그 전반부에 성적이 안좋았다는 변명이 통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부분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안데르센 감독은 시즌 최종전을 승리로 확정한 후 기자회견에서 쓴 소리를 했다. 그 요지는 '인천이 언제까지 기쁘지만 힘겨운 잔류 스토리를 반복해서 쓸 것인가' 였다. 유럽에서 선수 생활과 지도자로 활동했던 그의 눈에 5개월 동안 이끈 인천 내부의 문제가 보였을 것이다. 1부리그 잔류라는 성과에 내부의 문제가 가려져선 안된다는 사실도 인지했을 것이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 구단 내부 점검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아예 다른 새 시즌 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