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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전날 저녁 발생한 지역 난방공사 온수 배관 파열 사고와 관련 작업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지난 4일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850㎜짜리 열 수송관이 터져 1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백석동 지역은 잦은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해 주민들을 불안케 한 곳이다.

이에 따라 조성한 지 30년이 다 된 일산신도시의 기반시설이 낡아 잦은 사고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노후한 1기 신도시 지하시설물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산신도시는 1989년 4월 1기 신도시 조성 계획이 발표 뒤 1992년에 조성됐다.

4일 발생한 열 수송관 파열 사고현장은 마치 폭격을 당한 모습이었다.

2m 깊이 땅에 매설된 열 수송관은 일산신도시 조성 때인 1991년에 설치한 낡은 관이다. 잔뜩 녹이 난 데다 균열까지 생긴 열수송관 윗부분은 높은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터져 파편이 수십m를 날아갔다.

5일 고양시에 따르면 사고 때 100도에 달하는 고온의 물이 50~100m 높이로 치솟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흰 수증기 때문에 앞을 보기 어려웠던 시민들은 갑자기 쏟아진 뜨거운 물에 속수무책으로 화상을 입었다.

고양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관계자는 모두 "27년 된 열 수송관이 낡아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땅속에는 열공급관 외에도 상·하수도관, 가스 공급관 등 수많은 기반시설이 매설돼 있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난 백석동 지역은 잦은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한 전력이 있다.

지난해 2월 6일 이번 사고현장에서 수백m 떨어진 백석동 중앙로 도로에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해 편도 5개 차로 중 3개 차로가 통제된 바 있다.

당시 땅 꺼짐 현상은 2개 차로에 길이 30m 폭 5~10㎝, 인도에 길이 3m 폭 10㎝가량의 균열이 발생한 바 있다.

2016년 7월에는 백석동 인근 장항동 인도에 지름 2m, 깊이 2m 크기의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해 길을 가던 60대 여성이 빠져 다친 바 있다.

2005년에도 이번 사고 지점과 가까운 인도에서 20대 남성이 직경 1m, 깊이 3m의 구덩이에 빠져 30분 만에 행인에게 발견돼 구조된 바 있다.

3건 중 2건은 인근에 공사현장이 있어 터파기 등 공사로 지반이 약해져 땅 꺼짐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도가 지난해 2014~2016년 발생한 도로 지반 침하 240건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4건 중 3건이 낡은 상·하수도관 때문으로 분석된 바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