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내년 건설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이는 저유가 장기화로 해외 건설 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한 데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축소,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국내 건설경기도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에도 만 4년 이상 근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삼성물산의 경우 최근 2년간 주택 부문의 신규 수주를 축소하면서 인력을 감축한 바 있다.

삼성물산이 진행중인 인력구조 개선 작업에는 희망퇴직 외에도 재충전(리프레쉬) 휴직, 부서 재배치 등이 포함된다.

올해 초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로 매각이 무산된 대우건설은 명예퇴직, 희망퇴직제를 상시 운영하면서 지난해 말 5천804명(계약직 포함)이던 인력을 올해 3분기 기준 5천410명으로 400명 가까이 감축했다.

이어 대림산업은 이달 1일 자로 전 부문을 대상으로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희망자 신청 안내 공고문을 내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해외수주 부진 등을 이유로 이미 작년 말 7천619명에서 올해 3분기 7천255명으로 인력을 축소한 바 있는데 추가 조정에 나선 것이다.

회사는 지난 3월부터는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올해 말까지 무급 휴직제를 시행 중이며 내년 이후로 휴직 제도를 추가 연장할지를 검토 중이다.

또 최근 플랜트 사업부 인력을 중심으로 이탈이 많은 SK건설도 연말 인사를 앞두고 희망퇴직 시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S건설은 사내 교육을 통해 일손이 남아도는 해외 플랜트 인력을 최근 현장이 급증한 주택사업 부문으로 순환배치를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란 등 당초 기대했던 중동 시장의 신규 수주가 풀리지 않으면서 내년 이후에도 플랜트 수주 확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휴인력을 전환배치 하는 등의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건설업계는 정부의 9·13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가격이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에는 그간 상대적인 호황을 누려왔던 주택·건축 부문의 투자도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이어지던 주택 호황이 꺾이면서 건설 구조조정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면서 "다소 방만하게 운영해오던 건설사들은 인력을 재편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다시 한번 고삐를 죌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 조사 결과 지난 3분기 건설투자는 -6.7%로 외환위기(1998년 1분기 -9.7%) 이래 82분기 만에 최저였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