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에어팟이 초기 예상과 달리 큰 인기를 끌면서 길거리에서 무선 이어폰을 낀 사람이 더는 낯설지 않게 됐다.

애플 에어팟 이전에도 삼성전자 기어 아이콘X, 브라기 대시 이어버드 등 여러 제품이 있었지만 '패션'으로 자리 잡으며 대중성을 확보한 것은 에어팟이 처음이다.

내년에는 구글과 아마존도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에 가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블루투스 기술이 안정화하면서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도 갤럭시S10에 이어폰 단자를 없앨 것으로 보인다. 무선 이어폰 시장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 소식에 정통한 궈밍치 TF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구글과 아마존이 고텍, 유니텍을 통해 에어팟에 대항할 제품을 생산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사들은 내년 하반기 나란히 경쟁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며 초기 물량은 합쳐서 1천만∼2천만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고, 아마존은 AI 음성비서 서비스 '알렉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로 여겨진다.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이 시장이 단기 성장을 보이는 몇 안 되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무선 이어폰은 단순한 이어폰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iOS 등 생태계에서 사용자들을 묶어두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이유로 꼽힌다. 에어팟을 구매한 사용자라면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데 더 주저할 수밖에 없다.

궈밍치는 "무선이어폰이 AI 음성 비서를 활용하는데 중요한 디바이스이고, 귀는 다양한 헬스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최적인 위치"라며 무선 이어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쟁에 맞닥뜨린 애플은 조만간 에어팟을 다듬어 내놓을 예정이다.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에어팟을 내년 1분기에 출시하고,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모델을 2020년에 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향후 출시되는 모델에는 심박 수와 체온을 재는 등 헬스케어 기능을 탑재할 수도 있다. 궈밍치는 에어팟 출하량이 2021년 1억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