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간철도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고 시속 300㎞ 이상까지 속도를 내는 KTX가 탈선했다. 사고는 8일 오전 서울행 열차가 강릉역을 출발한 지 5분 만에 일어났다. 198명이 탑승한 열차는 선로에서 미끄러지면서 기관차를 포함, 열차 10량 대부분이 탈선했다. 사고 충격으로 선로는 뜯겨 나갔고 열차가 들이받은 전신주는 완전히 쓰러져 휴짓조각처럼 됐다.
출발 직후 사고가 났으니 망정이지 고속주행 중이었다면 끔찍한 대참사가 발생할 뻔했다. 15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사고 후속 조치도 문제가 많았다. 코레일 측의 안이한 대처와 더딘 후속 조치에 승객들은 2시간동안 추위에 떨어야 했다. 사고는 선로전환시스템 오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고 직후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기온이 영하로 급격히 떨어진 데 따른 선로 이상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해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오 사장 말대로라면 겨울 기온이 대부분 영하로 떨어지는 강원도 환경상 강릉발 KTX는 아예 운행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 사장의 발언은 코레일 경영진이 철도 안전을 책임질 능력이 있는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최근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 구간에서 최근 3주 동안 10건의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역에 진입하던 KTX 열차가 선로 보수 작업을 하고 있던 굴착기를 들이받은 사고가 발생했다. 다음날에는 오송역에서 KTX 열차 전기공급이 중단되며 고속철도 상·하행선 열차 120여 대의 운행이 지연돼 서울에서 부산까지 8시간이 걸리는 등 대혼잡이 일어났다. 심지어 이번 사고가 나던 날 대구역에서 KTX 열차가 멈춰서는 사고도 발생했다.
잇달아 사고가 발생하자 코레일도 지난달 30일 책임을 물어 관련 임원을 교체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KTX 열차 사고가 계속되자 지난 5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코레일 본사를 방문하기까지 했다. 이 자리에서 이낙연 총리는 국가기간시설인 철도에 대한 국민 불안과 불신을 불식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불과 사흘 만에 KTX 열차 탈선이라는 대형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다. 코레일은 올 초 운동권 정치인 출신 오영식 사장이 취임하는 낙하산 인사로 근로 기강 해이와 이에 따른 안전점검, 시설 관리 등이 심각한 문제로 제기돼 왔다. 이제 코레일 경영진에게 기강해이 및 관리 책임을 철저하게 물어야 한다.
[사설]잇단 KTX사고, 철저히 조사해 경영진 책임 물어야
입력 2018-12-09 20:50
수정 2018-12-1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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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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