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급속도 성장 업체 '우후죽순'
과속·LED 도배·과도한 경적 등
홍보·수수료 위해 무법자로 변모
시민 안전 위협… 지도감독 필요
수원시에 사는 A씨(32)는 지난달 30일 술을 마시고 귀가 도중 일방통행인 주택가 내 도로를 지나다 빠른 속도로 달려오던 이륜자동차(일명 오토바이)를 피하려다 발목에 찰과상을 입었다.
화가 난 A씨는 번호판을 확인하려 했지만 이미 오토바이는 저 멀리 떠난 뒤였고, 짐칸에 붙어있는 'OO배달'이라는 스티커는 그의 기억에 또렷이 남았다.
화성시에 있는 회사를 다니는 B(41)씨는 수시로 위험한 운전을 하는 오토바이를 목격하곤 한다.
최근에는 인도를 달리던 오토바이가 경적을 울리면서 보행자 사이를 빠져나와 횡단보도를 지나더니 갑자기 도로로 급하게 방향을 트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 오토바이는 이어 신호에 걸린 자동차 사이로 아슬아슬한 곡예 운전을 이어갔다.
오토바이를 이용해 음식점 대신 배달 업무를 해주는 배달대행업체가 성행 중이다.
그러나 일부 종사자들이 과속 운전과 곡예 운전을 벌이는가 하면, 영업 홍보를 위해 과도한 경적을 사용하는 '노이즈 마케팅' 사례가 빈번해 관계 당국의 지도감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11일 배달 업계에 따르면 배달업 종사자는 경기도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6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터넷 등에도 배달업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처럼 배달 앱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배달 대행업체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음식점에서 일하던 배달 기사들은 대부분 배달대행업체로 이동, 고정수입과 수수료를 받던 과거와는 다르게 건당 3~4천원의 수수료만으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탓에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배달 전쟁'을 벌이며 도로 위 무법자로 변모하고 있다.
실제 일부 종사자들은 광고 효과를 위해 LED로 도배하고 경적을 개조해 도로 곳곳을 누벼, 통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4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C(33·여)씨는 "아이를 데리고 가끔 집 밖으로 나갈 때 배달 오토바이를 보면 아이 눈이 상할까 봐 급히 몸으로 가리곤 한다"며 "또 밤만 되면 오토바이가 수시로 돌아다니면서 경적을 울려대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