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중립지대 표심공략 경선서 압승… 대여투쟁 전면에 나설듯
"정부 현재 헌법가치 파괴·판 교체 시도에… 의원들 미래·통합 선택"
선거제 개혁·유치원 3법·전대·인적쇄신 등 당 안팎 과제 해결 주목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고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같이 지켜가겠다."
11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 키워드는 '당 화합'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폭주와 실정을 내세워 "지금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파괴하고, 판을 바꾸려는 시도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정말 해야 할 일이 많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화합에 방점을 두고 대여 투쟁의 전면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그는 "한국당은 대한민국의 경제 기적을 이룬 당"이라면서 "어려운 시기에 먹고 사는 문제부터 꼼꼼히 챙겨 제2의 경제 기적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원들께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선택했고,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선택했다"며 통합론에 불을 지폈다.
한국당의 여성 최다선(4선) 의원으로, 탄탄한 정치 행보를 걸어온 엘리트 정치인인 그가 당선되면서 당의 지지율도 어느 정도 상승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임기만료를 기점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동시에 한국당의 지지율에도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경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것은 앞으로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선거 결과는 복당파에 대한 당내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원내대표에 이어 또다시 복당파 출신인 김학용 의원이 원내대표를 하는 데 대한 부작용이 뒷받침됐다는 논리다.
따라서 친박계와 중립지대의 표심 공략에 성공한 나 원내대표로서는 앞으로 당 운영에도 힘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효과는 현재 당내 분당론이 제기되는 친박계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고, 당 쇄신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현역의원 교체 바람에도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비박계, 복당파의 입장에선 친박계와 가까이 유지할 경우 극우보수의 안착으로 중도보수의 세 확장에 한계를 느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 외적으로는 여야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남성 중심의 정치 현실에서 여권과의 갈등이 표출될 경우 냉전 상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판사 출신으로 논리가 정연하고, 법률적 판단력과 당 지도부에서 오래 활약한 '내공'도 있지만, 엘리트 스타 정치인 출신이라는 편견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 신임 원내대표는 당 안팎으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원내에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포함한 선거제 개혁과 유치원 3법 논의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농성 중인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협상이라는 당면 과제가 있고, 당내에선 차기 전당대회 규칙 논의와 현재 진행 중인 당협 위원장 교체와 같은 인적 쇄신 방안을 놓고도 계파 간 갈등의 조정 역할을 맡게 돼 귀추가 주목된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