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중 아내에게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항소심 재판에서 정신감정 신청을 받아들여 줄 것을 촉구했다.

12일 오전 대전고법 제1형사부(권혁중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속행 공판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2)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원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자유를 영원히 박탈당한 상황에서 정신감정 신청 기회까지 빼앗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변호인은 정신감정을 신청한 이유로 우울증 치료, 메모 강박증, 조현병 의심, 사리 분별 미약 등을 제시했다.

A씨 변호인은 "범행을 저지른 이후의 행동이나 사건 정황을 제3자에게 말하듯 자세히 적은 메모를 지우지 않은 것, 수사 도중 콧노래를 부른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피고인의 심리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심리상태가 의심되는 만큼 전문가의 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앞서 지난달 진행된 공판에서 "A씨는 평소 자살과 자해를 시도하고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남용했다. 범행 당시 정신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며 정신감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정신감정 필요성 검토 후 채택 여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정신감정 신청서가 최근에 보완되면서 검찰 측이 검토하지 못했다"며 "검찰이 검토한 후 정신감정 신청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면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25일 신혼여행지인 일본 오사카 한 숙소에서 사망 보험금 1억5천만원을 받아낼 목적으로 부인에게 미리 준비한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으로, 이제 막 성년이 된 어린 피해자들 유인해 사망 보험금을 받을 목적으로 살인을 감행했다"며 "특히 한 명은 낯선 이국땅에서 비참하게 살해되는 등 피고인의 범행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가치관을 훼손하는 반사회적 범죄에 해당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 판결 이후 A씨 측은 양형 부당과 사실오인 등을 이유로, 사형을 구형한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16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