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한 초교, 수개월간 노출
"담임 직접 해결하려다 늦어져"

용인의 한 초등학교가 수개월째 상습적인 학교폭력에 노출된 장애 학생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용인 A초교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A초교 B(13·6학년)군에게 2명 이상의 동급생이 목을 졸라 실신하게 하는 등 폭행한 사실이 학교장 등에게 보고됐다.

앞선 3~4일께에는 B군이 동급생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B군의 옆반 담임교사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이 교사는 B군의 담임교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담임교사는 상담을 진행했다.

B군은 다리가 다소 불편한 장애가 있고 뇌병변 3급 판정을 받았지만, 의사소통이나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어 특수학급 대신 일반 학생들과 함께 이 학교 입학 당시부터 지금까지 생활해왔다.

B군이 당한 괴롭힘과 폭행은 최근 들어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가해 학생들이 아닌 동급생들은 B군이 지난 1학기 초부터 쉬는시간 마다 학교 내외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의 어머니는 "학교에서 지난주 금요일에 알려주기 전까지 아이가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지 몰랐다"며 "오랫동안 이어진 상습적인 괴롭힘인데도 가해 학생들과 가깝게 자리배치가 돼 있었고,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될까봐 염려된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 된 자는 학교 등 관계기관(경찰 등 수사기관, 학교폭력 상담센터)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해당 학교폭력 사안을 관계기관에 신고하지 않았으며, 담임 교사가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다 보니 학부모에게 학교 폭력 사안이 전달되는 것이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B군의 담임교사가 꾸준히 상담을 해 사안을 알고 해결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며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서 조사해 절차에 의해 바로잡고 피해에 대해 성장·상담프로그램을 통해 치유를 도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