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개편안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이날 소득대체율(평생 평균소득 대비 국민연금 수령액 비율) 40∼50%, 보험료율 9∼13%, 기초연금 월 30만∼40만원의 조정 범위에서 조합한 4개 방안을 국민연금 개편안으로 제시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이 같은 개편안을 '합리적 대안'이라고 평가했지만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정부가 4개 방안을 제시해 오히려 혼란을 가중했다고 비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은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 기초연금, 퇴직연금, 주택농지연금 등 다양한 공적연금 제도를 함께 고려하는 다층연금체계 차원으로 확장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국민 노후소득 보장 강화와 재정 지속가능성 높이기라는 상호 충돌하는 난제를 균형 있게 조화시키기 위해 각각의 목표에 부합되는 다양한 제도개혁안과 재정 안정화, 기금운용 수익성 제고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며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는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안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보다 깊이 있는 토론과 국민 여론 수렴 과정을 통해 하나의 안으로 확정돼 국회에 제출될 것"이라며 "경사노위가 더 충실하게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치열하게 토론해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귀한 결실을 맺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이번 개편안은 문재인정부가 얼마나 무책임하고 무능한 정권인지 보여준다"며 "여러 안을 나열하며 국민에게 폭탄을 던지고, 제시된 안도 핵심은 빠진 속 빈 강정에 불과했다"고 깎아내렸다.
이들은 기금고갈에 대한 구체적 대안 미비, 4개 복수안에 따른 혼란 가중, 충분한 재정검토 없는 기초연금 40만원 인상안 등을 정부 개편안의 문제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의 단일안 제시 요구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복수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한다"며 "미래세대를 생각하지 않는 장관은 존재의 가치가 없음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서 "이번 개선안에는 국민의 혈세로 3조원의 적자를 메우고 있는 특수직 연금과의 통합 등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빠졌다"며 "노후소득 보장에 월 100만원 정도가 든다고 해도 이를 국민연금과 기초연금만으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4개의 국민연금 개선안을 제시하여 사회적인 갈등 뒤에 숨는 비겁한 모습을 보였다"며 "무엇보다 재원조달 방안이 여전히 부족하다. 정부는 납부한 만큼은 최소한 보장받길 원하는 국민의 연금개선 요구에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정책위원회 명의의 논평을 통해 "가장 쟁점이 되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 정부는 4가지 정책조합 방안을 제시해 책임을 비껴갔다"며 "현재까지 각계가 제기한 주요 정책 방안을 모아 놓은 것으로, 혼란만 더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저수준 이상의 적정 노후 생활비는 장기적으로 사적연금을 포괄한 다층체계를 통해 달성하겠다'는 부분은 공적연금에 대한 정부 철학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며 "일반 서민들이 노후 양극화를 겪지 않으려면 공적연금만으로 기본적인 노후 생활이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