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경기·인천지역 현역 의원 5명을 포함한 총 21명에 대해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하거나 향후 공모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면서 16일 당내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인적 쇄신 대상에 포함된 경인지역 의원은 원유철(평택갑)·홍문종(의정부을)·이우현(용인갑)·홍일표(인천 미추홀갑)·윤상현(인천 미추홀을) 의원 등이다.

이들은 '공천 파동 책임'과 '분당 사태 책임', '핵심 지지 지역 쇄신', '1심 유죄 판결 기준' 등에 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지난 15일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

현재 당협위원장이 아닌 원유철·이우현 의원 등 6명의 현역의원은 향후 당협위원장 공모 대상에서 배제하고, 당협위원장인 홍문종·윤상현·홍일표 의원 등 15명의 현역의원은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물갈이' 대상에 이름을 올린 현역의원들은 인적 쇄신을 빙자한 '친박계 찍어내기'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당 개혁 운운할 때부터 나를 교체명단에 집어넣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발표로 비상대책위원회의 속셈이 그대로 드러났다"면서 "당의 주인은 우리라는 생각에 변화가 없고, 하루 이틀 더 생각해보고 추후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 역시 "지난 총선에서도 공천에서 배제됐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해 살아 돌아왔더니 이번에 또 이런 일을 당했다"면서 "이번 명단에 포함된 것은 순전히 과거 친박이었던 상징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당의 사정을 잘 모르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 위원과 비대위 위원들이 인적쇄신을 주도한 결과라는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당의 혁신을 위해 이번 발표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의사도 나온다.

원유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을 살려야 한다는 선당후사의 간절한 심정으로, 당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앞으로 대한민국과 한국당의 미래를 위해 성찰하고 고민하며 더욱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희 전 의원(수원갑 당협위원장)도 "제가 밀알이 되서 문재인정권의 무능과 독선을 견제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보수정당이 탄생한다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이제 백의종군하면서 능력있는 분이 당협을 이끌 수 있도록 힘껏 돕겠다. 통렬한 반성과 더 큰 공부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만날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이 전체 253개 당협 가운데 위원장 잔류를 확정한 당협은 173곳이고, 공모 대상 지역은 79곳이다. 한국당은 오는 18∼20일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교체대상 당협위원장 공모 접수를 하고, 1월 중순에는 당협위원장 선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