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면 택시차고지
'발 묶은 택시, 발 묶인 시민'- 택시업계가 카풀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한 택시차고지에 영업을 멈춘 택시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사진 오른쪽은 이날 수원역 앞 택시 승차장이 텅 비어 있는 모습.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경찰 추산 4만여명 운행률 30%↓
운행 중단 두번째… 시민 큰 불편
카카오등 기회 노려 마케팅 강화


20일 오전 4시부터 전국 개인·법인 택시들이 운행을 전면 중단(12월 20일자 7면 보도)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택시단체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서울 여의도에서 '제3차 택시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석 인원은 경찰 추산 4만 여명, 주최 측 추산 10만 명으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지역 택시 업계는 운송 종사자들과 차량정비, 배차, 회계 등 내근직 직원들까지 집회에 참석했다.

법인택시 회사는 기사들이 영업일 납부하는 사납금도 포기했다. 법령과 기준 없는 카풀 서비스의 시범 도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경기도의 한 법인택시 회사 간부인 박모(43)씨는 "목숨을 버린 분까지 있는데, 사납금 받겠다고 회사가 영업을 하면 손가락질을 받아야 한다"며 "누구나 카풀 등록을 하고 영업을 하기 시작하면 택시 업계 매출은 최대 3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발(發) 24시간 택시 운행 중단은 앞선 10월 18일 제1차 결의대회 이후 두 번째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전국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70% 수준에 그쳤다.

시민들의 체감 불편은 과중했다. 이모(24·여)씨는 "출근을 하기 위해 카카오택시와 티맵택시, 카카오모빌리티까지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동원했지만, 결국 택시를 타지 못해 인계동 회사까지 버스를 갈아타고 오느라 20분 지각했다"고 말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앞에서 파업 사실을 몰랐다는 이모(62·여)씨는 "신기촌에 있는 병원에 오후 1시 진료 예약을 해놨는데 택시가 오지 않아 늦어버렸다"고 토로했다.

한편 카카오를 비롯한 승차공유 업계는 이 틈을 노려 마케팅을 강화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카풀 이용자 모두에게 올해 연말까지 1회 한정으로 사용할 수 있는 3만원 쿠폰을 제공했다.

승차공유 업체 쏘카는 이날 하루 최고 87% 할인된 가격으로 최대 33시간까지 차를 빌릴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김태양·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