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중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해 이른바 '윤창호법'을 처음 적용받은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A(59·남)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김한성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A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윤창호법이 시행된 첫날인 이달 18일 오후 7시 50분께 인천시 중구 신흥동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해 차량을 몰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B(63·여)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적발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129%였다.

그는 경찰에서 "친구들과 송년 모임을 하며 술을 마셨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음주 사망사고로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는 윤창호법의 첫 대상자로 확인됐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 특가법과 운전면허 정지·취소 기준 등을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윤창호(22)씨는 올해 9월 부산시 해운대구 한 횡단보도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BMW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던 50여일 만인 지난달 숨졌다.

사고 이후 윤씨 친구들은 '도로 위 살인행위'를 하는 음주운전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률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고, 음주 운전 가해자를 향한 국민적 공분이 일면서 윤창호 법 제정이 추진됐다.

개정된 특가법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의 처벌 수준을 현행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최고 무기징역 또는 최저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달 18일부터 시행됐다.

운전면허 취소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은 이달 7일 국회에서 의결된 이후 현재 공포되지 않았다.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 이후부터 시행된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