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의 고객 임의로 배정" 폭로
사측 "사은품 제공 위한 것" 해명
"고객 마케팅 동의요? 홍보판촉을 위한 수단 아닙니까. 그걸 받지 못했다고 관리 고객을 다른 직원에게 배정하고 결국 고객들은 마케팅 수단으로 내몰리는 것 아닙니까 …."
국내 굴지의 보험회사인 오렌지라이프 생명이 기존 ING생명 가입고객들을 대상으로 홍보와 판촉을 위해 개인정보 사용이 필요해 얻어야 하는 '마케팅 동의'를 FC(보험설계사)에게 떠넘기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임의로 담당 FC를 바꾸고 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마케팅 동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고 일부 FC들은 마케팅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고객들을 임의 배정 받아 업무가 증가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31일 오렌지라이프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ING 생명이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이 변경됐다. 이후 오렌지라이프는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상품 등을 홍보, 판촉하기 위해 개인정보 동의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존 고객들의 마케팅 동의를 얻지 못한 FC의 관리 고객을 사측이 임의로 담당자를 변경해 고객들을 홍보, 판촉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 고객들의 마케팅 동의가 없어 수백 명의 기존 고객을 할당받은 한 FC는 "마케팅 동의가 없다고 담당자 지정을 임의로 변경하는 것은 잘못된 업무 방식"이라며 "고객 동의 자체가 판촉을 위한 것으로 적게는 100건 많게는 500여건의 고객 명부가 할당됐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FC도 "고객의 마케팅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 관리 고객들에게 마케팅 동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걸 못한다고 임의로 담당자를 변경하는 것은 영업이익을 위한 업무 형태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사명변경에 마케팅 동의가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고 동의를 한 고객은 "마케팅 동의가 판촉을 위한 동의였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제대로 안내도 해주지 않고 보험에 가입시키려 개인정보 동의를 직원들을 시켜 얻어내는 것은 잘못된 영업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회사명이 변경되면서 고객 감사 캠페인 차원에서 사은품을 제공하기 위한 마케팅 동의였다"고 해명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