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분위기 쇄신을 위한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이르면 다음 주에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청와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부 비서진의 후임자 선정을 위한 인사검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신년 초 비서진 쇄신을 통해 공직기강 해이 사태 등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수습하고 정책 성과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달 2∼5일이 설 연휴인 점을 고려하면, 그 전에 새 진용 구축으로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다음 주 주말인 12일 이전에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분위기 전면 쇄신이라는 취지를 감안하면 비서진 개편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에서는 '3실장' 중 작년 11월 임명된 김수현 정책실장을 제외하고,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자리를 지켜온 임종석 비서실장이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교체 대상에 포함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 비서실장은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특별감찰반 논란에 무난하게 대처했고,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으로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계속 끌고 가야 한다는 점 등에서 유임되리라는 예상과 2020년 총선 출마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 교체될 것이라는 예측이 맞서고 있다.
교체될 경우, 후임에는 19대 국회 시절부터 문 대통령 측근으로 꼽혀 온 노영민 주중대사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조윤제 주미대사,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도 일각에서 언급된다.
외교안보 사령탑인 정 실장이 교체된다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후임으로 낙점될 수 있다는 관측도 여권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정 실장이 유임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수석비서관급 이하 참모진은 2020년 총선 출마 예상자를 중심으로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병도 정무수석이 바뀐다면 그 후임으로 강기정 전 의원이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으로 합류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등 문 대통령 최측근 그룹이 청와대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일본에 체류 중인 양 전 비서관은 지난 연말 서울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과 맞물려 일부 부처 장관들의 개각 시기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문재인정부 출범과 동시에 입각한 김부겸 행정안전·김영춘 해양수산·도종환 문화체육관광·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내년 총선 대비를 위해 여의도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개각 시기가 비서진 개편과 맞물려 이뤄질지, 다소 늦어질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정책성과 최우선'을 강조한 상황에서 부처 장관들이 총선 대비에 나서는 것에 대해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될 우려도 있는 만큼, 설 연휴가 지난 후 3∼4월이 돼야 장관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