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역주행하다 택시를 들이받아 30대 가장을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8일 수원지법 형사2단독 이성율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모(27)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이 사건 사고로 두 아이의 아버지인 김모(37)씨의 생명권이 침해되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가 발생하는 등 그 가족들이 심각한 고통을 겪게 됐다"며 "피고인은 유턴과 후진이 금지된 고속도로에서 유턴을 해 역주행을 하면서 다수 운전자에게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다 이 사건 사고를 냈으므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는 점이나 아직 20대 청년이라는 점 등 유리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양형 이유를 설명하던 이 판사는 김씨가 '두 아이의 아버지'라는 대목에서 잠시 목이 메어 순간 법정에 정적이 흐르기도 했다.

이날 노씨는 푸른색 수의를 입고 목발을 짚고 피고인석에 섰다.

노씨는 지난해 5월 30일 오전 0시 36분께 용인 처인구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양지터널 안 4차로 도로 2차로에서 자신의 벤츠 승용차로 역주행하다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아 택시 승객 김씨를 숨지게 하고 택시 기사 조모(54)씨를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시 노씨의 혈중알콜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76%였다. 노씨는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으로 달리다 덕평IC 부근에서 유턴해 약 6.9㎞를 역주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택시 뒷자석에 타고 있던 김씨는 현장에서 숨졌고, 조씨는 크게 다쳐 인지 및 언어 장애로 의사소통이 불가해지는 영구적인 장해를 입었다. 경기도에 있는 대기업에 다닌 김씨는 경남 지역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아내의 남편이자 어린 두 자녀의 아버지로 주말마다 가족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노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