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수원시 팔달구와 용인시 수지·기흥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새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은 높은 집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GTX-A 노선 착공 등 시장 불안요인이 존재한다는 이유라고 한다. 해당 주민들은 집 값이 얼마 오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정을 취소해달라는 주민들의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지정 이후 이들 지역은 부동산 가격 하락은 물론 거래까지 뚝 끊기면서 혹한기를 맞고 있다.

해당 지역에는 다주택자의 양도세가 중과되고 장기보유 특별공제 배제, 2주택 이상 보유자 종부세 추가과세 적용 등 세제가 강화된다. 또 LTV 60%·DTI 50% 적용, 1주택 이상 세대 주택 신규 매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 원칙적 금지 등 금융규제와 청약규제 강화 등이 적용된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주택가격이 오르지도 않았는데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들이다. 이들 지역은 지정 이후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가 급감하는 등 부동산 시장 자체가 얼어붙은 양상이다.

수원시 팔달구와 용인시 기흥구는 동마다 사정이 다른데도 일괄 지정된 데 대한 불만이 크다. 팔달구는 재건축 등 영향으로 인계동 일부 단지만 상승세일 뿐 다른 동 지역은 보합세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기흥구의 경우 구성역 인근을 제외하면 가격이 오르지 않은 동이 많아 주민 반발을 사고 있다. 용인시는 이에 따라 지정방식 개선을 위한 방안을 국토부에 건의키로 했다. 조정대상 지역을 현재 구 단위에서 동 단위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새로 지정한 조정지역에 대해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으며 오류가 있고, 시장의 구체적이고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면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개발 호재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를 조짐이 있을 경우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천 계양, 과천 등 수도권 택지 개발지역에 대한 추가 지정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과열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투기 수요를 철저히 차단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정에 따른 피해와 부작용을 막는 것도 정부가 할 일이다. 주민들이 이례적으로 청원까지 해가며 반발하는 건 할 일 없는 사람들의 괜한 투정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