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최고경영자(CEO) 4명 가운데 1명은 외부에서 '수혈'된 인사이며, 특히 범삼성 출신이 스카우트 대상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의 현직 대표이사(내정자 포함) 657명 가운데 이력이 공개된 566명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51.8%(293명)가 공채로 입사한 뒤 내부 승진을 거쳐 '최고 지휘관' 자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에서 영입된 CEO가 25.3%(143명)로 그 뒤를 이었고, 나머지 23.0%(130명)는 오너 일가였다.

외부영입 CEO들 가운데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이른바 '범삼성' 계열사 출신이 23명으로 가장 많았다.

황창규 KT 회장을 비롯해 옥경석 ㈜한화 화약방산부문 사장,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 안중구 대우전자 대표 등이 삼성전자 출신이다. 조병익 흥국생명 사장(삼성생명)과 홍현민 태광산업 사장(삼성정밀화학),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장(삼성물산) 등도 '전직 삼성맨'이었다.

이어 외국계 기업 출신 CEO가 18명(12.6%)이었고, 관료 출신과 금융사 출신 CEO가 각각 15명(10.5%)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범현대가 11명(7.7%), 범대우 및 범LG 출신이 각각 6명(4.2%)으로 나타났다.

500대 기업을 그룹별로 구분하면 CJ가 12명의 CEO 가운데 7명을 외부영입 인사로 채워 가장 많았고, 부영과 SK가 각각 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한진, 한국투자금융, 금호아시아나, KT&G, 에쓰오일(S-OIL), LS, KCC 등 10개 그룹은 계열사 CEO가 전원 내부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의 경우 18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22명 가운데 20명(90.9%)이 내부 출신이었고, 롯데(92.3%)와 농협, 신세계, GS(이상 90.0%) 등도 90% 이상이 내부 승진 CEO로 분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