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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 가해자 첫재판 엄벌 호소./연합뉴스

만취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윤창호씨를 치어 숨지게 한 박모(26)씨가 사고 당시 보조석에 탄 여성과 딴 짓을 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박씨는 11일 재판 중 최후진술을 통해 "잘못했다"고 반성을 호소했으나, 윤씨의 유족과 친구들은 분노했다.

이날 오전 10시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사는 "사고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피고인이 사고 순간 동승자인 여성과 딴짓을 하다가 횡단보도에 서 있던 윤창호 씨 등 2명을 충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씨 역시 검찰의 질문을 받고 함께 술을 마신 뒤 BMW 차량을 타고 운전하던 중 동승자와 딴짓을 한 것을 인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9월 25일 새벽 혈중알코올농도 0.181% 상태로 BMW 차량을 몰다가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교차로 횡단보도에 서 있던 윤씨와 친구 배씨를 치어 윤씨를 숨지게 한 혐의(위험 운전 치사 등)로 기소됐다.

검사는 "국방의 의무를 하던 윤씨의 생명권을 침해해 가족과 친구들의 상실감이 크고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계기를 주면서 동시에 음주 운전자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에는 유족을 비롯해 사고로 다친 윤씨의 친구 배모(23)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가해자를 향한 엄벌을 촉구했다.

윤창호 아버지 기현(53)씨는 "창호를 보내고 가족들은 슬픔과 고통으로 보내고 있다. 우리 부부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을 먹고 있지만 슬픔이 가시지 않는다"며 "사는 게 지옥이고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 죽어서 아이를 만날 때 부끄럽지 않도록 가해자를 엄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윤창호 친구 배씨도 "가해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사과를 하지 않았다.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고 사람을 친 것은 실수가 아니라 명백한 범죄다. 가해자를 엄벌해서 우리 사회와 격리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건강해지면 보험금을 받아 쇼핑을 가자',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 신상 자료를 모아 나중에 조용해지면 보복을 하겠다' 등 가해자 박씨가 사고 이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알 수 있는 정황증거나 나와 유족과 윤씨의 친구들이 분노했다.

박씨의 변호인은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은 음주운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고 순간 딴짓을 하다가 사고를 낸 만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적용해 달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딴짓을 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처벌 수위를 낮추려고 하는 것 같은데 어불성설"이라며 "가해자가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은 명백하다. 재판부를 믿는다"고 말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