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흥 열흘새 9명 '홍역 확진'
동일병원 이력 영유아 '발진前 접촉'
'道 비상' 안양뿐, 대책소홀 의혹도
인천 산후조리원서 RSV 6명 감염
안산과 시흥에서 열흘간 지난 한 해 동안 경기도에서 발생한 전체 홍역 환자 수와 같은 9명의 홍역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도 감염병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지난 8일 시흥에서 신생아 10명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에 감염(1월 15일자 6면 보도)된데 이어 인천에서도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들이 RSV에 감염,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20일 경기도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안산에 거주하는 영유아(0~4살) 5명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가족 3명도 19일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8명이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격리치료 중이다.
영유아 5명 중 일부는 지난 11일 시흥에서 확진자로 확인된 생후 8개월 된 영아와 같은 병원을 이용하는 등 접촉 이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시흥의 확진자로부터 홍역바이러스가 확산된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는 아직까지 확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흥과 안산 영유아 간 접촉이 있었다고는 하나, 홍역 바이러스 전염 기간인 발진 증상 전후 4일 동안은 이들이 접촉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그러나 이번 홍역 감염 사태를 놓고 도의 비상대응체계 가동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4일과 지난 11일 안양과 시흥에서 각각 1명의 홍역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도 차원의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한 건 안양뿐이다. 시흥의 경우 지자체 단독으로 대응을 하다 보니 대응체계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안양의 경우 3주간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하다 지난 13일 종료를 선언했으나, 안산의 경우 향후 6주간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하기로 해 가동 기준도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안양 확진자의 경우 병원관계자였기 때문에 도가 개입했던 것"이라며 "안양과 시흥, 안산의 사례는 별건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에서는 지난 17일 서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들이 RSV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조사 결과 이 조리원에 있던 17명의 신생아 중 6명이 RSV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신생아 중 일부가 감염 증세를 보이고 있어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다.
지난달 연수구에서도 신생아 11명이 RSV에 감염되기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감염 여부가 확인된 신생아는 6명이지만, 다른 신생아들의 상태가 수시로 변하고 있다"며 "21일께 신생아와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대구·경북에서도 현재까지 총 16명의 홍역 확진자가 발생하고, 제주에서는 신생아 1명이 RSV에 감염되는 등 전국에서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각별한 건강관리를 당부했다.
/김대현·정운·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