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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차 방중 이후 북중 교류과 활기를 띄는 가운데 삼지연 관현악단이 지난 19일 오전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모습. /베이징=연합뉴스

네 차례 정상회담으로 북·중 밀월이 가속하는 가운데 북한 예술단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설)을 앞두고 베이징(北京)에서 공연한다.

이를 두고 지난 2015년 12월 북한의 모란봉악단 베이징 공연 취소사태 이후 끊겼던 북·중 간 문화예술 교류도 양국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20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리수용 노동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은 23일 중국 대외연락부 초청으로 북한 우호 예술단을 이끌고 방중해 공연할 예정이다.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이 이런 소식을 확인했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도 친선 예술대표단의 중국 방문 사실을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리수용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친선예술대표단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의 초청에 따라 23일부터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게 된다"며 "친선예술대표단은 관록있는 공훈국가합창단과 평양시안의 주요 예술인들로 구성되었다"고 소개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친선예술대표단의 중국 방문은 전통적인 불패의 조중친선을 더욱 강화 발전시키는 데 적극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단은 삼지연 관현악단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제4차 정상회담을 하는 기간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예술단 관계자들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김정은의 이번 방중에 현송월 단장 등 북한 예술단 인사들도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북·중 정상이 문화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지난 4월 중국 예술단이 북한에서 공연한 바 있어 올해는 북한 예술단이 수차례 방중 공연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3월 북·중 정상이 처음으로 만난 뒤 4월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열린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이끄는 대규모 중국 예술단을 보내 국빈 대접을 받은 바 있다.

북한 또한 평창올림픽에 참가했던 북한 예술단의 안정호 무대감독이 지난 2월 말에 방중해 중국과 문화 교류의 물꼬를 튼 뒤 자주 만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 감독은 모란봉악단 창작실 부실장을 맡고 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로부터 인민예술가 칭호도 받았다.

이어 지난 19일에는 평양발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북한 삼지연 악단의 선발대로 보이는 공연단 관계자들이 들어왔다.

이날 공항에는 지난 15일 베이징에 들어온 김순호 삼지연 관현악단 행정부 부단장이 마중 나왔으며 악단 관계자를 태운 미니버스와 공연 장비 등을 싣는 화물차도 목격돼 방중 공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김순호 부단장은 방중 기간 중국 측과 북·중 우호 문화 행사 등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평창동계올림픽 때 공연했던 현송월 단장의 삼지연 관현악단 본진은 리수용 부위원장과 함께 특별열차 편으로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모란봉악단은 2015년 12월 베이징에서 공연을 예정했다가 공연 직전에 갑자기 취소하고 귀국함으로써 북·중 수뇌부 간의 갈등을 표출한 바 있다.

북·중 양국은 모란봉악단 철수 이후에도 북한의 핵ㆍ미사일 시험 등으로 관계가 냉각되면서 국가 차원의 예술단 교류를 하지 않았다.

다른 소식통은 "북·중 간 문화 교류는 유엔 대북 제재 사안이 아니다"면서 "최근 북·중 간 각 분야에서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고 수교 70주년이라 북한 예술단의 방중 공연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말 리진쥔(李進軍) 주북한 중국대사와 박춘식 북한 문화상은 평양에서 만나 양국 문화 교류를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북한 최고 안무가인 김목룡 피바다가극단 안무실 실장, 김명중 문화성 대외사업국장, 원영길 무대국장, '백모녀' 가극단 배우진도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