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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난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북 핵협상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안' 세미나에 자유한국당 당권 유력 주자들이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태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상수 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2·27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둔 26일 유력 당권 주자들은 공개 외부 일정을 생략하거나 최소화했다.

유력 당권 주자들 대부분이 다음 주 전대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말을 활용해 출마 선언 시기와 메시지를 검토하고, 필승 전략 세우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전날 울산·경남을 찾은 황교안 전 총리는 이날 외부 일정을 생략했고, 1박 2일간의 대구·경북 일정을 마무리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랑을 지역구 신년회 참석 일정만을 잡았다.

다만 전날 대구를 찾아 '현실정치 컴백'을 신고한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부산을 방문, 자갈치시장을 둘러보고 송도해수욕장에서 유튜브 방송 'TV홍카콜라' 게릴라 콘서트를 개최했다.

홍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는 30일 출판기념회에서 전대 출마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이번 전대의 핵심은 홍준표 재신임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출마 쪽에 무게를 뒀다.

또한 지난 23일 출사표를 던진 김진태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했고, 조경태 의원은 경북도당을 찾았다.

유력 주자들의 '주말 숨 고르기' 속에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 자격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졌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황교안 출마 불가론'을 언급한 상황에서 김용태 사무총장이 전날 당헌·당규를 언급하며 "황 전 총리는 책임당원이 아닌 상태"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책임당원만 전당대회 피선거권을 갖는다는 한국당 당헌을 엄격히 적용하면 황 전 총리는 전대에 출마할 수 없다.

오 전 시장 역시 현재는 책임당원이 아니지만, 다음 달 당비를 납부하면 전대에 출마할 수 있는 책임당원이 된다.

결국 지난 15일 입당한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 자격이 관건으로, 비대위와 황 전 총리의 신경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비대위 측은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받으려면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 후 비상대책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며 황 전 총리가 책임당원이 될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와 관련, 당 선관위는 당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선관위원장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에서 요청할 경우 곧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면서 "이는 선관위를 비롯한 당의 협의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입당 후 바로 전대 출마 자격이 인정된 전례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관위 관계자도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이 처음이 아니고, (출마 자격이 인정된) 전례도 많다"라며 "2017년 19대 대선 때 선관위 요청으로 비대위가 후보 책임당원 요건을 변경해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입당 후 대선 예비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원유철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황교안, 오세훈에 대한 자격심사 논란에 불이 붙으면서 국민과 당원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면서 "당 지도부는 성을 쌓을 게 아니라 길을 열어야 한다"며 전대 출마 자격을 부여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