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춘 사건'이후 도내 곳곳 마련
수원 7곳 등 광주·안산·군포 설치
구조건수 '전무'…시민 홍보 부족
일부는 작동 안돼… "확대 미지수"
"어 ! 왜 문이 닫혀 있을까요?"
지난 2012년 4월 1일 길 가던 20대 여성을 납치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일명 '오원춘 사건' 이후 경기도내 일부 지자체가 시민들이 길가에서 강력 범죄에 노출됐을 경우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안전부스'를 도심 곳곳에 설치했다.
그러나 일부 안전부스의 경우 문이 굳게 닫힌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28일 도내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보행자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부스로 들어가 몸을 피할 수 있는 안전부스를 설치·운영 중이다.
부스 안으로 들어가 비상벨을 누르면 문이 잠기고, 도시통합안전센터 관제요원과 연결된다. 부스 안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상황을 24시간 감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안전부스 이용 실적이 전무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시의 경우 지난 2016년 '오원춘 사건'이 발생한 지동을 비롯 영통동(2개), 세류동, 매산동, 매탄동, 인계동에 안전부스 7개를 설치했다.
안전부스의 개소 당 설치비용은 약 1천만원이며 안전부스와 폴리스박스가 연계된 구조는 약 2천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날 현재까지 안전부스를 통한 범죄피해구조 건수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구간의 안전부스(수원 지동 소재)는 전혀 작동되지 않았고, 경찰과 연계돼 인계동 유흥가에 설치된 안전부스는 도로 안쪽에 설치돼 위급한 상황 발생 시 안전부스를 찾는 것보다 유동인구가 많은 큰 길가로 나오는 편이 더욱 안전할 것 같다는 것이 대다수 시민의 반응이다.
광주시의 경우도 지난 2015년에 시민 안전을 위해 3곳을 설치했지만 단 한 건의 이용건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과 군포시도 안전부스가 설치됐지만,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이 안전부스의 존재를 모르거나 사용방법도 직관적으로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원 인계동에서 만난 A(24·여)씨는 "안전부스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막상 위험한 상황이 생겨도 사용법대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과 각 지자체 안전부스 담당자는 "설치된 것만으로도 예방차원에서 효과가 있다. 이용 실적 건수만으로는 안전부스의 실효성을 따지기 어렵다"면서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