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된 것으로 알려진 '홍역 비상'
필리핀·태국 등서 대부분 건너와
흔치 않던 1월, 올 벌써 20건 신고
올 겨울 때아닌 '홍역 비상'으로 보건당국이 말 그대로 '홍역'을 앓고 있다.
사실상 국내에서 소멸된 것으로 알려진 홍역은 해외 바람을 타고 국내로 유입돼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7일 확진된 화성시 거주 39세 남성은 필리핀 여행 후 홍역이 발병했고, 이번 겨울 발병한 40명의 환자 중 상당수가 동남아 등에서 홍역에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감염성이 매우 높기에 단순접촉을 포함한 도내 전체 감시대상자만 무려 1천659명에 달한다.
이같은 해외발(發) 홍역 비상 때문에 해외유입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에 따르면 지난 2008년 44건이던 경기도내 해외유입감염병 신고는 2011년 97건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17년에는 170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149건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올해의 경우 1월에만 도내 신고 건수가 20건에 달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은 해외유입감염병이 흔치 않은 일종의 비수기로 분류되지만, 올해는 1월에만 이미 20건으로 도내 1월 역대 최고치였던 2016년의 11건을 이미 넘어섰다.
이같은 해외유입감염병은 경기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7년 국가별 국외유입감염병 환자 발생률 추정'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7년 해외에서 감염병에 걸린 후 국내로 입국한 내외국인은 총 529명이었다. 비행기 입국자 10만 명 당 국외유입감염병 발생률이 1.36명에 달하는 셈이다.
이들 환자의 방문지는 대부분 아시아(415)였으며, 주요 유입국은 필리핀(112명), 베트남(69명), 태국(45명) 등이었다.
감염병은 뎅기열이 171건(32.4%)으로 가장 많았고 말라리아 79건(15.0%), 세균성이질 69건(13.1%), 장티푸스 50건(9.5%), A형 간염 37건(7.0%) 등이다. 홍역은 그동안 국내 유입 비율이 매우 적은 감염병이었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홍역은 소멸된 감염병으로 알려졌지만, 예상치 못하게 올 겨울 유행하고 있고 이러한 부분이 감염병의 무서운 점"이라며 "해외 발생 감염병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동시에 예방접종 등을 더욱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그래픽 참조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