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홍역·日 독감 퍼져도 '외국行'
'괜찮겠지' 안일… 원인 방지 어려움
'유입 관문' 道 서남부 발병률 높아
예방책 강화 꼼꼼한 모니터링 필요
올해 유행중인 홍역의 특징은 해외 감염이 국내에 유입됐다는 점이다. 일부 감염자들이 베트남, 태국, 필리핀 여행 후 홍역 증상이 발생한 것을 토대로 보건당국은 해외 유입사례로 판단하고 있다.
메르스·뎅기열 등의 해외유입감염병은 발생지역이 한정돼 있어 접촉 제한 등 조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홍역 유행처럼 예상치 못한 감염병 전파도 대비해야 하는 게 감염병 관리의 어려움 중 하나다.
국내 발생 감염병이 아니기에 원인을 차단하기도 힘들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를 대비 할 수 있는 한발 앞선 관리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사라진 감염병, 왜 다시 나왔나?
=홍역은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감염병'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2006년 발생률이 인구 100만 명당 0.52명으로 떨어져 보건당국은 '홍역퇴치'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퇴치된 홍역은 해외를 통해 유입되며,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홍역은 대개 감염 후 10일이 지나서야 증상이 나타나는 데다 감기와도 유사해 초기에 발견하기사 쉽지 않다.
백신 접종률도 100%에 가깝지만 접종 시기가 안 된 영아(12개월 미만)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이와 관계없이 감염될 수 있다. 홍역을 만만하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유럽에서는 연간 수십 명이 사망하기도 한다.
■ 괜찮겠지? 감염병 불감증
=동남아에서 홍역이 일본에서는 독감이 유행하고 있지만, 다가오는 설 명절에 이 지역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줄 서 있다.
해외 감염병 유행 소식에 걱정을 할만 하지만, 여행업계는 취소나 이와 관련한 문의도 없다고 말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메르스처럼 치명적인 감염병이라기보다는 걸리더라도 감기몸살 옮는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그렇더라도 독감백신 접종 등을 하고, 개인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감염병 유행지역은 과감하게 여행금지 또는 유의 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피할 수 없으면 대응하라
=해외 유입 관문이 되는 경기서남부의 해외유입감염병 발병률이 높은 점도 눈여겨 봐야 되는 부분이다. → 그래픽 참조
이 때문에 해외 여행객은 물론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경기도 지역 특성상, 지자체와 지역 의료기관의 보다 세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지난해 경기도가 해외투자유치 행사 등에 감염병 예방과 선제 대응을 위해 의료진을 대동시킨 것처럼 사전예방책을 강화하고 이를 민간으로도 전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최근 경기도는 지자체 최초의 감염병 역학조사관을 선임했다"며 "관련 전문가를 공적 영역에 끌어들인 좋은 사례"라고 평했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