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운전해 윤창호씨를 치어 숨지게 한 BMW 운전자 박모(26)씨에게 검찰이 당초 요구한 징역 8년 구형을 취소한 뒤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박씨의 변호인은 사고 직전 동승자에게 한 성적 행동이 이번 사고의 핵심원인으로 추정된다는 입장도 내놨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는 이날 예정된 선고를 진행하지 않고, 직권으로 변론 재개를 선언한 뒤 박씨를 상대로 추가심리를 가졌다.
김 판사는 "지난 공판에서 변호인이 음주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는지 합리적인 의심이 증명되었는지 살펴봐달라고 했다"며 "고민 끝에 사고 직전 영상에 대한 증거조사 없이 결론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변론 재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공판에선 사고 직전 박씨가 몰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박씨에 대한 법률 적용 여부를 놓고 검사와 변호인 간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음주로 인해 운전 조작능력을 상실해 발생한 사고"라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 운전 치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변호인은 "사고 직전 운전자 손이 자신의 가슴 쪽으로 향했다는 동승자 진술을 보면 모종의 성적인 행위가 직접적인 사고원인"이라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을 적용해달라"고 맞섰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9월 25일 새벽 혈중알코올농도 0.181% 상태로 BMW 차량을 몰다가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교차로 횡단보도에 서 있던 윤씨와 친구 배씨를 치어 윤씨를 숨지게 한 혐의(위험 운전 치사 등)로 기소됐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