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9일 전국 경찰 지휘관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장남인 홍일씨 등의 금품수수 연루설 등으로 인한 불편한 심경의 일단을 드러냈다.
김 대통령은 먼저 “국민의 정부는 임기 4년이 지나고 나머지 1년을 앞두고 있지만 부족한 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는 정치불안과 국민신뢰 부족을 들었다.
외부적 요인이 주된 원인이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도 부족한 점의 하나로 꼽았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이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국민의 정부'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남북관계도 “일진일퇴속에 정체상태에 빠져있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언급에는 최근의 국내외적 상황에 대한 김 대통령의 우려와 근심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경제도 정치도 남북관계도 어려운 마당에 최근에는 홍일씨 등이 금품수수설에 휘말리면서 김 대통령을 더욱 난처하게 하는것 같다”고 전했다.
김 대통령은 전날에는 국무회의 석상에서 “진승현 게이트 등 모든 의혹을 성역없이 밝혀야 한다”고 천명한 바 있다. 홍일씨 등의 금품수수설을 정면돌파해 굴레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
하지만 홍일씨에 대한 국민적 의혹은 여전하고 야당측은 청와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면서 맹공하고 있다. 김 대통령의 근심이 더욱 깊어가는 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