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를 흉기로 찌른 뒤 하루 동안 방치했다가 살아 있는 것을 알고 또다시 벽돌로 내리쳐 살해한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최수환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정모(58)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발표했다.
정 씨는 지난해 4월 6일 오전 8시 전남 영암군 한 주택에서 김모(사망 당시 54세)씨를 벽돌로 수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전날 오전 김씨의 외도를 의심하며 다투다가 집 안에 있던 흉기를 수차례 휘둘렀다.
그는 현관 바닥에 쓰러진 정씨를 방치한 채 택시를 타고 나간 뒤 하루 뒤 집에 돌아와 김씨가 아직 살아 숨 쉬는 것을 보고는 벽돌로 내리쳐 숨지게 했다.
정씨는 2017년 실직한 뒤부터 김씨의 외도를 의심하며 자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범행 다음 날 강진의 한 야산에서 농약을 마시고 차 안에 쓰러져 있던 정씨를 긴급체포됐다.
재판부는 "정씨의 범행수법이 잔혹하고 피해자가 형언할 수 없는 공포와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들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가 집에 왔을 때라도 구호 조치를 했다면 피해자의 사망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오히려 벽돌로 내리쳐 숨지게 했다"며 "정씨도 범행 후 수차례 자살을 기도해 건강이 악화했으나 이런 정상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