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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지만원씨(가운데)가 참석하고 있다. 지 씨는 공청회에서 5.18 북한군 개입 여부와 관련해 발표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최근 국회에서 개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망언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며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등은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한국당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을 나란히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 일부 바른미래당 의원들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한국당을 제외한 공조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헌법상 의원직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특히 민주당은 한국당 지도부가 논란이 일고 있는 해당 의원들에 대한 응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국민적 퇴출운동 전개'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10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일 한국당이 국회에서 5·18 공청회를 했는데, 귀를 의심할 만큼 심각한 범죄적 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며 "망언한 의원들에 대해 한국당은 즉각적인 출동 조치로 법률을 존중하는 정당임을 증명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민기 제1정책조정위원장은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 등이 주최한 5·18 공청회는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마저 저버린 최악의 난장판이었다"며 "이들에 대한 의원직 제명과 국회법 절차에 따른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민주화 왜곡 시도에 쐐기를 박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아울러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괴물 3인방'이라고 지칭하며 의원직 자진 사퇴를 촉구, 압박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평화당은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동영 대표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정면 부정하고 짓밟는 만행이 자행됐다.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5·18 정신을 짓밟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평화당은 당내 '한국당 5·18 망언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뒤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국회 윤리위 제소와 법적 조치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김정현 대변인은 긴급 최고위 후 브리핑에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키로 했다"며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과 함께 빠른 시일 내 제소할 예정이며 최고 징계수준인 제명 추진을 목표로 할 방침"이라고 했다.

정의당도 목소리를 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김진태 한국당 의원 등에 대한 의원직 제명 및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정호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5·18 당시 군사독재정권이 총칼로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한 테러를 자행했다면, 39년이 지난 지금 그 후예인 한국당의 망언과 왜곡, 날조로 국민들에게 정신적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한국당 지도부는 당내 일부 의원들이 주최한 행사인 만큼 당의 공식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며 진화를 시도했으나, 김진태 의원 등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SNS를 통해 "5·18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발전의 밑거름이 된 사건"이라며 "4·19든 5·18이든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자유롭고 활발한 논쟁은 필요하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부분에 대한 의혹 제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장제원 의원도 "국민들께서 주시고 있는 마지막 시선마저도 걷어차고 싶은 것인지, 이미 역사적 단죄가 내려진 '5.18'을 소환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며 "역사적 평가가 끝난 '5·18'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에 반해 논란 당사자인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여야 3당에 대해 반발했다.

김 의원은 "남의 당 의원을 출당하니 제명하니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고 그분들이 저를 더 띄워주는 거라 생각한다"며 "엊그제 공청회 참석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 난리인가"라고 맞섰다.

그는 이어 "물론 공청회를 주최한 건 맞고, 북한군 개입 여부를 제대로 밝히려 했던 것으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