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법인 125개 조항 15차례 교섭
중앙노동위 조정신청 2차례 결렬
조합원의 96.07% '쟁의행위' 찬성
20일 그린팩토리 1층서 진행 계획
"네이버가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의 감정노동자들은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마실 때조차 눈치를 봐야 하는 열악한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네이버 노동조합이 11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이 같이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는 이날 오전 성남 분당구 네이버 본사 사옥 앞에서 "경영진이 노동 3권에 대한 기본적 인식을 갖추지 못했다"며 "사측이 후진적인 노사관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강력한 단체행동권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네이버지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네이버, NBP, 컴파트너스, 라인 플러스, NIT, NTS 등 6개 법인에 대한 단체교섭요구안 총 125개 조항을 전달한 뒤 총 15차례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측이 핵심조항을 논의하기로 해놓고 합의를 깨자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으나 2차례 조정 끝에 최종 결렬돼 단체행동 쟁의에 돌입했다.
네이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찬성 96.07%로 가결됐다.
특히 노조는 네이버 쇼핑의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컴파트너스 감정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강조했다.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을 강요하면서 속칭 '임금꺾기'를 하고, 응대율 관리 명목으로 휴식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세윤 네이버 지회장은 "지난 10개월간 교섭을 하는 동안 네이버 경영진은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구태의연한 발언을 되풀이했다"며 "네이버는 열악한 환경에 있는 계열사 전체의 처우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향후에도 회사가 대화의 창을 열지 않는다면 결국 노조는 가장 강력한 단체행동권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시작부터 파업을 원하는 노조는 없지만 그 경우 파업은 회사가 선택한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지회는 오는 20일 그린팩토리 본사 1층 로비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첫 공식 쟁의행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순기·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