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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 한 양봉 농가에서 토종벌의 에이즈라 불리는'낭충봉아부패병' 발생이 확인된 12일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질병진단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유전자 검사를 위해 채집한 발병의심 벌 사체를 살펴보고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폐사한 유충 물주머니와 같이 부패
10년전 대유행… 대책 봉군 소각뿐
계절적 특성상 대확산 가능성 낮아


'토종벌의 에이즈'로 불리며 토종벌 궤멸의 주범으로 알려진 '낭충봉아부패병'이 오산 지역 양봉농가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전염병이 확산세를 보일 경우 토종벌 등에게 치명타를 줄 수도 있어 관련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오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산시 지곶동의 한 농가에서 의뢰된 꿀벌(재래종) 4봉군(벌통) 중 1봉군에서 낭충봉아부패병이 확인돼 해당 봉군을 소각하고, 발생농장 등에 대한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또 의심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에 추가 검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이 병은 폐사한 유충이 마치 물주머니와 같이 부패해가기 때문에 '낭충봉아부패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낭충봉아부패병은 육각형의 벌방 속에서 자라는 꿀벌 애벌레의 소화기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치사율이 90%에 달한다.

게다가 전염성도 높아 2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특히 재래종인 일명 토종벌에게 취약한 전염병이다.

오산지역 양봉 농가는 27곳으로, 이번에도 이중 유일하게 재래종을 취급하는 농가에서 발병이 됐다.

지난 2009년 대유행 시기에는 2년간 토종벌의 75%가 폐사하면서 관련 업계에서 1천여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별한 치료제도 없어 병이 확인되면 봉군을 소각하는 게 유일한 대책이다. 1개 봉군에는 대략 1만 마리의 벌이 산다.

이 때문에 최근 농촌진흥청도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낭충봉아부패병' 저항성이 강한 새 품종을 농가에 적극 보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 관계자는 "벌통 주위, 봉기구 등 봉장 소독, 외부인 및 차량 출입통제를 실시했고 추가적인 감염 봉군이 발생하면 더욱 적극적인 소각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토종벌의 활동이 줄어들고 이동 양봉을 하지 않는 계절적 특성상 대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