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면
17일 오후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이천 IC부근 도로가 정체를 빚는 반면 주말 버스전용차로제가 실시되고 있는 1차로는 텅 비어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평창올림픽'뒤 실효성 하락 지적
"막히는 시간, 도입전보다 2배로"
국토부 "속도 향상" 전망과 달라
도로公 "민원 계속 돼, 대안 필요"

17일 오후 5시 10분께 영동고속도로(영동선) 인천 방향 이천IC~신갈JC 구간은 차량으로 붐볐다. 주말과 공휴일이면 매번 반복되는 현상이다. 반면 전용차로제가 실시되고 있는 1차로는 텅 비어 있었다.

영동선 신갈분기점(JC)~여주분기점(JC)간 주말 버스전용차로제가 '평창올림픽' 이후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체현상이 되레 늘어 전면 폐지하거나 명절 등 특정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도로공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영동선 버스전용차로제는 지난 2017년 7월 29일 시범도입, 신갈JC~여주JC간 41.4㎞ 구간에 주말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행된다. 위반 시 차종에 따라 6만~ 7만원의 범칙금과 벌점 30점이 부과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영동선에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하면 최고 13.9㎞/h까지 속도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경찰과 협의, 도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예측은 빗나갔다.

주말 인천방향 상행선의 경우 일반 차로는 극심한 정체 현상이 빚어지지만, 전용차로는 통행량이 극히 저조해 자동차 등 이용자들의 불만의 표적이 된 지 오래다.

여주에서 수원 간 3.5t 화물차를 운행하는 전모(45)씨는 "전용차로 도입 전 주말 오후에도 40분~1시간이면 충분했는데 요즘은 정체가 시작되면 2시간은 기본"이라며 "통행비도 아깝고, 텅 빈 1차로를 보면 울화가 치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신갈JC~여주JC간 주말 버스전용차로를 운행하는 주요 노선 버스(경기서남부지역 시외버스)는 총 93회 운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광버스, 승합차 등 대상 차량 통행량을 합친다 해도 1일 평균 전체 10만여 대 통행량에 비해서는 극히 적은 차량만 운행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이 전용차로제 도입 후 시범운영기간 5개월간(2017년 7월 29일부터~11월 30일까지, 12월부터 단속) 영동선 버스전용차로 이용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간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한 차량은 시간당 평균 1천98대로 집계됐으나 이중 655대(62.1%)가 위반 차량으로 조사됐다.

즉 443대만이 정상 대상 차량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14시간을 대입하면 6천200여대만이 전용차로 이용 대상 차량이라는 추산이 가능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영동선 체증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고, 경찰 관계자도 "지난해 운영 효과분석결과 등을 관계기관과 논의, 운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