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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영광 여고생 성폭행 가해자 엄벌해달라"… 치사혐의 무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전남 영광에서 또래 여고생에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영광 여고생 사건 가해자들 강력 처벌해주세요'라는 청원글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글은 20일 오후 3시 기준 6만6925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친구를 하늘로 보낸 평범한 학생이라면서 "피해자가 내 친구다. 바르고 웃음이 예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아픈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답하고 자기 일처럼 속상해 하던 친구였다. 그런 아이가 차가운 바닥에 쓰러져 혼자 죽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가해자들은 지난해 9월 술게임을 계획하고 친구를 불렀으며 친구를 만나기 직전 숙취해소제를 마셨다"면서 "술을 마시며 계속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아 술 게임에서 패하면 '벌주'를 계속 마시게 했다. 그렇게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친구 혼자 3병의 양을 마셨다. 친구는 '알코올 과다 치사'로 사망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검결과 친구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4%를 넘었다"면서 "친구는 사망했다. 쓰러진 당시 병원에 데리고 갔다면 살 수 있었다. 그렇게 친구가 쓰러지고 가해자들은 친구를 성폭행했다"고 분노했다.

 

앞서 여고생 A양은 지난해 9월 13일 전남 영광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양과 함께 투숙한 B군 등 두 명은 같은 날 오전 2시에서 4시 25분 사이 모텔 객실에서 A양에 술을 먹였고, 성폭행 한 뒤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같은날 오후 4시 객실청소를 하던 모텔 주인에 의해 발견됐고, 발견 당시에는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특별한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간 등 치사혐의로 구속 기소된 B군과 그의 친구 C군은 지난 15일 열린 1심에서 각각 징역 장기 5년, 단기 4년 6개월, 장기 4년·단기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무엇보다도 재판부는 이들의 치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고, 치사혐의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피고인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었다는 예측이 가능했어야 했다. B군 등은 이를 예견하기 어렵다는 것. 

 

재판부는 "의도적으로 피해자를 만취토록 했다"면서 "구토 뒤 실신까지 이르렀는데도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성폭행했다.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피해자의 유족은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한다"라고 이 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들 치사혐의에는 "피해자 부검 결과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면서 "당시 피해자의 사망이 예견될 수 있을 만큼의 특별한 이상징후가 발견됐다는 사정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이들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하기에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무죄 판단했다.

 

청원인은 B군과 C군의 치사혐의가 무죄로 판정받은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디지털뉴스부